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T 위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외야수 홍현빈이 스프링캠프 MVP에 등극했다. 연습경기에서 5할 타율을 때려내며 박진만 감독은 물론 삼성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삼성은 4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캠프 최종일 훈련을 진행, 28박 29일의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했다. 박진만 감독은 "감독 취임 후 가장 바쁘고 성과가 컸던 전지훈련이었다. 확실히 팀 뎁스가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캠프 MVP는 무려 4명의 선수가 선발됐다. 투수조에선 박주혁과 신인 배찬승, 야수조에선 포수 김도환과 홍현빈이 뽑혔다. 박진만 감독은 "보통 투수와 야수에서 한 명씩 뽑는데, 열심히 한 선수가 많아서 인원을 늘렸다"고 했다.
홍현빈은 연습경기 6경기에 출전해 12타수 6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자체 청백전은 물론 타팀과의 연습경기에서도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달 25일 SSG 랜더스전 교체 선수로 출전해 2타석 2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27일 KT 위즈전은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을 적어냈고, 3월 1일 LG 트윈스전은 1타수 무안타 숨을 골랐다.
2일 KIA 타이거즈전이 백미였다.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홍현빈은 4타석 2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을 기록,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첫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안타-볼넷-볼넷으로 진수성찬을 차렸다. 홍현빈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8-4로 마지막 연습경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박진만 감독은 "홍현빈은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한 게 느껴진다. 외야 유틸리티, 대주자 등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매송중-유신고를 졸업한 홍현빈은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외야수 최대어라는 평가답게 외야수 중 가장 빠른 순번에 뽑혔다.
KT는 홍현빈을 외야의 미래로 점찍었다. '로컬 보이'인만큼 팬들도 홍현빈에게 많은 기대를 품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3할에 육박하는 타율과 4할대 출루율을 보였다. 그러나 1군에만 오면 타격에서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통산 1군 타율은 0.205.
운명의 장난일까. 현 소속팀 삼성을 상대로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쳤다. 지난 시즌 6월 28일 삼성전에서 홍현빈은 장성우의 대수비로 경기에 투입됐고, KT가 3-4로 뒤지던 9회말 1사 1, 3루에서 오승환 상대로 끝내기 2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경기가 끝난 뒤 홍현빈은 "중학교 때 외야 플라이로 쳤던 기억은 있다. 이렇게 깔끔하게 (끝내기를) 안타로 쳐본 건 처음 같다"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홍현빈은 퓨처스리그에서도 끝내기 기록이 없다고 설명했다.
홍현빈은 2024년 28경기 타율 0.222를 기록했고, KT는 시즌 종료 후 홍현빈을 방출했다. 홍현빈을 눈여겨봤던 삼성이 손을 내밀었고, 홍현빈은 대구에서 선수 생활 2기를 맞이했다.
1군 출전도 문제없다. 보통 방출 선수들은 육성선수 신분으로 영입되곤 한다. 하지만 홍현빈은 정식 선수 신분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앞서 박진만 감독은 "오자마자 등록을 시켰다"고 설명했다.
홍현빈의 합류로 삼성의 외야가 풍성해졌다. 구자욱과 김지찬은 부동의 주전이다. 주전 한 자리와 백업 한 자리를 두고 김헌곤, 이성규, 윤정빈 그리고 홍현빈이 경쟁 중이다. 박진만 감독은 "선수층이 더 탄탄해졌다. 외야는 지금 난리도 아니다"라며 흡족해했다.
일단 박진만 감독은 홍현빈을 백업 선수로 분류한 듯하다. 연습경기에서 홍현빈은 삼성이 원하던 모습을 보여줬다. 5할 맹타는 물론 깔끔한 수비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보인 것. 1루까지 전력질주,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는 기본이고, 흙으로 더럽혀진 유니폼으로 퇴근하기 일쑤였다.
이제 시범경기라는 마지막 시험이 기다린다. 홍현빈은 바늘구멍 같은 삼성의 외야 자리를 뚫어낼 수 있을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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