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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두산 베어스 김민석은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의 유니폼을 입은 뒤 치르는 첫 스프링캠프로 1차 호주 시드니, 2차 일본 미야자키 일정을 모두 완주했다.
휘문고 시절 '제2의 이정후'로 불린 김민석은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을 받았다. 당시 롯데는 김민석이 워낙 뛰어난 타격 재능을 지니고 있었던 만큼 내야수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전향해 재능을 만개한다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처럼 KBO리그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석은 데뷔 첫 시즌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129경기에 출전해 102안타 3홈런 39타점 53득점 16도루 타율 0.255 OPS 0.652를 기록했다. 포지션을 전향하고, 데뷔 첫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분명 나쁘지 않은 수치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자연스럽게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고, 41경기에서 16안타 6타점 14득점 3도루 타율 0.211 OPS 0.54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롯데는 교통정리를 위해 김민석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기로 결정했고, 두산이 관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두산은 김민석과 군필 외야수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받아오는 대가로 '신인왕' 출신의 정철원과 군필 내야수 전민재를 내주기로 결정했다. 두산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김민석을 주목했던 만큼 정수빈의 뒤를 이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김민석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는 3개의 안타를 뽑아내는 등 미야자키에서 열린 연습경기 7경기에서 6안타 4타점 2득점 타율 0.375 OPS 0.938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캠프 MVP로 선정됐다. 이에 김민석은 "내가 잘한 것보다는 감독, 코치님들께서 세세하게 잘 봐주시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연습도 많이 시켜주셨다. 그 덕분에 타이밍과 밸런스를 찾은 것 같아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MVP로 뽑힌 소감을 밝혔다.
지금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김민석과 정철원이 중심이 된 트레이드는 작년 연말을 그야말로 뜨겁게 만들었다. 때문에 '초대형 트레이드'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이에 김민석은 "나도 초대형 트레이드라고 생각을 했는데, 내가 트레이드가 된 후 NBA에서 더 초대형이 나왔더라"며 "그래서 초대형이라는 표현은 아닌 것 같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그만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하지만 부담은 없다. 그는 "나는 부담을 많이 받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재미있고 좋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두산이 트레이드에서 이득을 더 본 것 같다는 평가가 있다'는 말에 "동기부여가 된다. 롯데에서 두산에 왔으니,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훨씬 좋기에 나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훨씬 크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일단 김민석은 연습경기지만 보란 듯이 '친정' 롯데를 상대로 3안타를 몰아치기도 했다. 김민석은 "처음 롯데 형들과 선배님들을 만났을 때는 청백전의 느낌이었는데, 막상 경기를 하니 다 잊어버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며 "특히 (정)훈이 선배님과 (전)준우 선배님께서 반갑게 대해주셨다"고 활짝 웃었다.
현재 이승엽 감독은 김민석을 정수빈의 뒤를 이를 '리드오프'로 내다보고 있다. 사령탑은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 컨택 능력이었는데, 컨택은 우리 팀에서 상위권이다. 원·투 정도 되는 것 같다. 특히 캠프 마지막 두 경기에서의 퍼포먼스가 나온다면 시즌 때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정)수빈이가 최근 몇 년 동안 1번으로 나갔는데, (김)민석이도 컨택 능력이 좋고,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시범경기를 시작할 때는 민석이를 1번 타자로 내볼 생각"이라고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민석도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리드오프'의 중책에 대한 물음에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을 보여드릴 수 있게 잘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첫 타자이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때문에 쉽게 죽지 않고 끈질긴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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