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임기영은 벌떡 일어났는데…
임기영(32, KIA 타이거즈)은 지난 1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조상우와 함께 투구 매커닉도 점검하고, 개인훈련도 소화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 어바인과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진 스프링캠프도 무사히 완주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시리즈에 두 차례 등판, 2이닝 1실점했다. 평균자책점 4.50이지만 괜찮다. 투구폼 수정이 성공적으로 귀결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이드암인데, 사이드암의 맛이 많이 사라졌다. 팔 스윙 자체는 예전과 비슷한데 디딤발을 덜 구부리면서 공을 약간 위에서 아래로 꽂는 느낌이 생겼다. 결정적으로 포심 구속이 확연히 올랐다.
그런데 KIA에서 임기영보다 더 절박한 마음으로 투구 폼을 수정한 투수는 두 명 정도 더 있다. 이미 2024시즌 도중 먼저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 다녀왔다. 마무리훈련부터 체계적으로 훈련한 유승철과 김기훈이다.
2017년과 2019년 1차 지명자다. 특히 좌완에 잠재력 높은 김기훈은 양현종의 원조 후계자라는 영광의 수식어를 달았다. 그러나 김기훈도 유승철도 아직 투구내용이 안정적이지 않다. 미국 유학 후 시즌 막판 1군에서 등판 기회도 얻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까지 치렀으나 아직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이번 오키나와 시리즈의 경우, 김기훈은 2경기서 2이닝 5볼넷 1실점했다. 안타는 1개도 맞지 않았으나 볼넷을 너무 많이 내줬다. 윤영철의 데뷔 초 투구폼처럼, 글러브에서 양 손을 빨리 분리해 상대적으로 던지는 손이 일찍 노출된다. 왼 팔을 바닥으로 쭉 펼친 다음 투구 동작에 들어간다. 결과적으로 5개의 볼넷은 이 폼이 아직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굳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유승철은 2경기서 1.1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1자책)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지 않았다. 유마모토라는 별명으로 보듯,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폼과 흡사하다. 공을 잡고 마운드에 서 있는 모습부터, 공을 던지고 디딤발을 스르륵 하며 미끄러지듯 중심이동을 한다.
스피드도 요동쳤다. 지난달 22일 히로시마 도요카프전의 경우 포심 평균 144km, 최고 147km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전에는 평균 142km, 최고 143km으로 뚝 떨어졌다. 김기훈처럼 유승철도 아직 폼이 확실하게 자리잡지 못했음을 암시한다.
바뀐 폼을 들고 나온 게 작년 9월이었다.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도 시행착오냐고 묻는다면, 평생 한 폼으로 야구를 해도 치고 던지는 게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답해야 한다. 프로 생활을 수년간 한 선수가 갑자기 폼을 바꿔 잘 던지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변화구 구종 장착을 하나 하는데 어떤 선수는 1주일이면 되지만, 대부분 선수는 수개월, 아니 몇 년이 걸려도 안 되곤 한다.
8일부터 시범경기가 있다. 유승철과 김기훈은 여기서 다시 검증을 받을 전망이다. 그런 다음 개막엔트리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현 시점에선 어떤 전망을 내리긴 어렵다. 시즌은 길다. 두 사람의 재기 역시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할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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