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 같은 늙은이는 물러날 필요가 있다.”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2)는 1월 말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위와 같이 말했다. 2022시즌 전임감독 취임식 때 밝혔던 6번타자 희망이 여전하다고 했다. KIA의 미래를 위해 자신처럼 나이 많은 선수는 4번타자에서 물러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최형우는 기회가 될 때마다 자신이 팀을 이끄는 게 아닌, ‘조력자론’을 강조했다. KIA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랬다. 김도영이 치고 올라왔지만, 다른 선수들이 더 분발해 중심타선에 들어오고, 자신은 6번 타순 정도에서 후배들을 뒷받침하는 게 이상적이라는 생각이다.
최형우의 꿈이 현실화될 것인지는 아직 확인이 불가능하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시리즈서 한 번도 완전체 타순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성범이 1경기도 뛰지 않았다. 김도영과 패트릭 위즈덤이 2경기, 최형우는 1경기에만 나갔다.
일단 확실한 건 3~4번이다. 김도영과 위즈덤이 정상적으로 출전할 땐 3번과 4번에 들어갔다. 이범호 감독은 어바인 캠프를 마치고 일시 입국했을 때 김도영의 3번 타순이 확정된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김도영을 오키나와에서 다른 타순에 넣어보지는 않았다. 올해도 풀타임 3번이라고 보면 된다.
위즈덤은 확실히 수준 높은 타격을 했다.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기를 쭉 중계한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위즈덤이 변화구를 참고 몸쪽 깊숙하게 들어온 패스트볼에 빠르게 반응, 간결하게 잡아당겨 좌선상 2루타를 만든 것은 테크닉이라고 정리했다. 역시 메이저리그 88홈런 경력자다웠다. 정규시즌 풀타임 4번이 유력하다.
결국 최형우와 나성범까지 들어오면 각각 5번이나 6번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서 최형우의 6번 드림에 대한 결과가 공개된다. 시범경기 10경기는 베스트라인업을 꾸리고 경기 도중에 백업 멤버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키나와에서 타석에 서지 않은 나성범과 김선빈도 정상 출전한다.
일단 나성범의 타격감이 변수다. 오키나와에서 경기에 나서지 않은 만큼 시범경기 초반에 컨디션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규시즌 초반에도 컨디션이 올라오는 시점에 따라 타순이 달라질 여지는 있다. 위즈덤도 막상 투수들이 100% 힘을 다하는 정규시즌서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이렇듯 타순이야 장기레이스를 치르면 조금씩 바뀌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고정타순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최적의 타순을 찾으면 어지간해선 크게 흔들지 않았다. 고정된 중심타선이 김도영~위즈덤~나성범~최형우인지, 김도영~위즈덤~최형우~나성범인지는 이제 곧 드러난다. 그리고 최형우나 나성범의 6번 타자 기용 가능성이 언급되는 건 타선이 강한 KIA로선 행복한 고민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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