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경현 기자] "150이닝에 10승은 해줘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가 2025시즌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최원태를 비롯한 삼성 선수단은 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괌부터 시작해서 인천 오키나와를 거쳐 28박 29일의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했다.
취재진을 만난 최원태는 "오랜만에 (스프링캠프를) 길게 한 것 같아서 신인 때 생각이 나서 좋았다. 안 다치고 잘 돌아왔다"고 이번 스프링캠프를 자평했다.
최고 성과는 '방향성 설정'이다. 최원태는 "정확성, 원하는 곳에 던지는 게 가장 큰 틀"이라고 설명했다.
백정현의 한 마디가 최원태를 일깨웠다. 오키나와에서 최원태는 "(백)정현이 형이 '볼 좋으니까 더 강하게 던지려고 하지 말고, 좋은 공을 네가 원하는 곳에 던지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한 바 있다. 최원태는 이 말에 큰 깨달음을 얻은 듯했고, 인터뷰마다 이 말을 빼놓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정확성을 택했는데 남다른 구속이 나오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벌써 147km/h를 찍었다. 지난 시즌 최원태의 평균 구속은 144.2km/h였다. 시범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정규시즌 최고 구속에 버금가는 속도가 나온다는 소리.
다만 오버페이스는 경계한다. 최원태는 "시범경기는 두세 번 정도 등판할 것 같다. 첫 경기는 조금 피곤할 것 같은데, 퍼센트를 조금 낮춰서 할 생각"이라고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최원태는 "일단 150이닝에 10승은 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최원태는 24경기에 등판해 126⅔이닝을 책임지며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을 적어냈다. 커리어에서 150이닝을 넘긴 적은 2019년(157⅓이닝) 한 번이다. 2017년은 149⅓이닝으로 아쉽게 실패했다. 두 자릿수 승수는 2017년(11승), 2018년(13승), 2019년(11승) 세 번 달성했다. 최근 2년간 각각 9승으로 10승까지 한 끗이 부족했다.
10승과 150이닝을 동시에 달성한다면 리그 2선발급 성적을 찍게 된다. 2024시즌 두 수치를 모두 달성한 투수는 12명이다. 토종 투수로 한정한다면 곽빈(15승 167⅔이닝), 원태인(15승 159⅔이닝), 엄상백(13승 156⅔), 김광현(12승 162⅓이닝), 양현종(11승 171⅓이닝), 류현진(10승 158⅓이닝)까지 총 6명으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이다.
이미 삼성의 선발진은 리그 최강급이다. 아리엘 후라도-데니 레예스-원태인-최원태까지 '판타스틱4'를 꾸렸다. 5선발도 좌완 이승현으로 완벽에 가까운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레예스가 오른쪽 발등 중족골 미세 피로골절로 잠시 이탈했지만, 백정현이 임시 선발진으로 구멍을 메울 예정이다. 최원태가 10승 150이닝을 달성한다면 등판 순서만 4번째일 뿐, 1선발에 버금가는 활약을 하게 된다.
박진만 감독은 "최원태는 홈구장 라이온즈파크에 최적인 선수다. 캠프 기간 동안 오버페이스하지 않도록 천천히 하라고 말해줬다"고 흡족함을 숨기지 못했다.
삼성은 선발 왕국을 꾸릴 수 있을까. 최원태가 목표를 달성한다면, 2025시즌 최강 선발진은 삼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공항=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