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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판타스틱!"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는 5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3이닝 동안 투구수 46구, 2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99.3마일(약 159.8km). 과정은 험난했지만, 결과는 완벽했다.
마침내 베일을 벗은 사사키는 이번 겨울을 뜨겁게 만들만 했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2022년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고,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전승 우승에 힘을 보탰던 재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실력이었다.
사사키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피칭을 마치고 내려간 5회부터였다.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서, 도쿄시리즈 선발 등판 가능성이 급격하게 떨어졌었던 사사키. 하지만 데뷔전이었기 때문일까. 사사키는 마운드에 오름과 동시에 첫 타자 노엘비 마르테를 상대로 99.2마일(약 159.6km)의 직구를 뿌려 유격수 땅볼로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사사키는 이어나온 오스틴 윈스에게 98.8마일(약 159km)의 하이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허용, 후속타자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사사키는 TJ 프리들과 맷 맥클레인을 상대로 1B-2S에서 위닝샷으로 스플리터를 구사해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첫 번째 위기를 탈출했다.
두 번째 위기도 잘 넘겼다. 사사키는 6회 선두타자 엘리 데 라 크루즈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또다시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오스틴 헤이스를 삼진 처리한 뒤 제이크 프랠리를 중견수 뜬공으로 묶어내며 한 숨을 돌렸으나, 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스트랜드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연달아 폭투까지 기록하면서 2, 3루에 몰렸다. 그러나 이번에도 실점은 없었다. 마르테와 다시 맞붙은 사사키는 이번에도 패스트볼로 범타를 유도, 무실점을 마크했다.
두 차례 위기를 넘어선 사사키는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는 선두타자 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묶어낸 뒤 헥터 로드리게스를 1루수 땅볼, 카를로스 호르헤를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데뷔 첫 등판을 모두 마쳤다.
경기가 끝난 뒤 로버츠 감독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사령탑은 사사키의 투구에 대한 물음에 "훌륭했다. 그는 괴장했다"고 감탄사를 쏟아내며 "사사키가 감정을 어떻게 제어하는지 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첫 번째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사사키는 훌륭했고, 판타스틱했다. 오늘 밤은 구속이 99마일까지 올랐다. 그리고 스플리터로 헛스윙까지 유도했으며, 감정도 잘 제어하는 등 좋은 일이 많았다. 다저스에 좋은 밤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당초 로버츠 감독은 도쿄시리즈 2차전 선발 투수로 사사키를 내세울 뜻을 밝혔으나, 스프링캠프 준비 기간에서 좀처럼 구속이 나오지 않자, 사사키의 도쿄시리즈 선발 등판에 대해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 다시 사령의 입에선 사사키의 도쿄시리즈 2차전 선발 등판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날의 모습이라면 충분히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모양새다.
로버츠 감독은 "지금까지의 모습 중에서 가장 좋았다. 사사키는 이번 봄 내내 99마일을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99마일의 공을 많이 던져 헛스윙을 끌어냈다"며 '일본에서 선발 등판을 정하기 쉬워졌는가?'라는 물음에 "맞다'고 답했다. 이어 사령탑은 "거듭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자신감이다. 사사키는 틀림없이 유능한 선수다. 오늘은 우리에게 좋은 날이었다"고 덧붙였다.
일단 등판 간격을 고려하면 사사키의 도쿄시리즈 2차전 등판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로버츠 감독은 오는 11일 야마모토를 선발로 투입할 뜻을 밝히면서,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사사키가 선발 등판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스포니치 아넥스'는 "순조롭다면 (도쿄시리즈 2차전 선발로) 등판시킬 뜻을 내비쳤다"고 표현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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