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송성문이 다시 3루로 갈 가능성은 없는 거죠?”
키움 히어로즈의 올 시즌 주전 라인업은 거의 결정됐다. 외야는 왼쪽부터 루벤 카디네스, 이주형, 야시엘 푸이그, 포수는 김건희, 내야는 유격수 김태진, 2루수 송성문, 1루수 최주환. 지명타자는 타격감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돌려가며 쓴다고 쳐도, 3루수가 최대 고민이다.
홍원기 감독이 2024시즌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6.13으로 리그 7위, 김도영에 이어 국내 선수 2위를 차지한 송성문을 2루로 돌린 건, 그만큼 2루 수비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1루로 자리잡은 베테랑 최주환에게 활동량이 더 많은 2루로 돌려보내는 선택을 하고 싶지 않은 듯하다.
김태진이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시절 3루수 경험이 있다. 그러나 키움은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 떠난 뒤 확실한 간판 유격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나마 김태진이 2024시즌 중반 자리를 잡으면서 약간의 안정감이 생겼다. 이걸 흔드는 건 내야 전체의 안정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
홍원기 감독은 이런저런 점을 따지고 보니 2루수 경험이 있는 송성문에게 풀타임 2루수를 맡기는 결론을 내렸다. 3루는 애당초 방출자 시장에서 영입한 강진성에게 과감하게 맡기려고 했다. 그러나 3루 수비가 불안하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강점인 한 방 능력을 극대화하려고 데려온 선수다. 수비에 부담을 주면 타격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신인들까지 눈을 돌리는 파격적 결정(사실 고육지책)을 내렸다. 다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먼저 홍원기 감독의 눈에 들어온 선수는 여동욱이었다.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올해 3라운드 27순위로 입단한 오른손 내야수. 그러나 여동욱도 연습경기서 수비 불안감을 안겼다.
그 다음으로 선택한 선수가 전태현이다. 용마고를 졸업하고 5라운드 41순위로 입단한 또 다른 신인 내야수. 홍원기 감독은 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공격력은 참 매력 있다. 매력은 있는데 아직 수비에서 좀 더 많은 경험,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 일단 공격력에선 여동욱과 어준서(3라운드 21순위, 우우투좌타 신인 내야수)까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결국 수비 싸움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일단 가오슝 연습경기 막판 전태현의 맹타가 돋보였다. 연습경기 팀 1호 홈런의 주인공이었다. 전태현은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기회를 살리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돼서 기쁘다. 타이밍이 좋아서 홈런이 나왔다. 타격은 자신 있는데 고등학교 시절과 확실히 다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최주환, 송성문 등의 루틴을 참고해 자신만의 야구를 만들어가고 있다. 롤모델은 송성문이라고 했다가 조심스럽게 오지환(LG 트윈스)을 언급했다. 전태현은 “3루에서 송구가 높게 떠서 보완해야 한다. 송성문 선배님이 실수해도 괜찮다고 격려해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지환 선배님은 수비하는 게 너무 멋있어서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고교 시절까지 3루 경험이 없으니, 이제 막 배워가는 선수다. 전태현은 “적응하면 괜찮을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최대한 눈에 띄게 하려고 한다. 신인답게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개막엔트리에 들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베테랑 수비코치 출신 감독의 눈은 당연히 냉정하다. “송성문이 다시 3루로 갈 가능성은 없는거죠”라는 기자의 질문에 뜻밖에도 홍원기 감독의 유행어가 나왔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봐야 하는 거죠.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까. 그것 때문에 야수들에게 더블포지션을 주문했다. 변수가 생기면 거기에 맞게 선수들을 고루 기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전태현의 맹타는 신선했다. 그러나 장기레이스는 현실이다. 송성문이 2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 3루수로 나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물론 이럴 경우 2루를 해결해야 하는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겠지만.
인천공항=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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