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쳐보라고 했어요.”
KIA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은 오키나와 연습경기 시리즈서 딱 2경기에 출전했다. 안타는 단 하나였다. 6일 KT 위즈와의 최종전서 나왔다. 그런데 그 1안타에 임팩트와 여운이 있었다. 왜 메이저리그에서 88홈런을 쳤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위즈덤은 2-1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상대했다. 고영표는 2024시즌에 주춤했지만, 그래도 KBO리그 NO.1 사이드암이다. 메이저리그는 사이드암 투수가 많지 않다. 천하의 위즈덤이 고영표와의 첫 만남서 고전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위즈덤은 볼카운트 1B2S서 몸쪽 낮게 들어오는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거둬 들였다. 인내심을 발휘한 것이었다. 그리고 5구가 몸쪽에서 약간 가운데로 들어가는 포심이었다. 같은 포심이라고 해도 위즈덤에겐 낯선 궤적.
여기서 위즈덤의 침착한 대응이 돋보였다. 자세를 낮춘 채 빠르고 간결하고 방망이를 돌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었다. 좌선상으로 구르는 2루타. 체인지업을 참아낸 다음에 히팅포인트가 뒤로 가지 않고 정확한 타이밍에 만들어낸 장타였다. 위즈덤의 타격 테크닉이 고스란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중계한 이대형 SPOTV 해설위원도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은 타석이었다며 칭찬했다.
알고 보니 이범호 감독은 위즈덤이 연습경기서 고영표를 미리 만난 것을 반겼다. 물론 고영표가 100% 컨디션일 리 없지만, 위즈덤은 정규시즌서 고영표를 만나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5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쳐보라고 했어요. 우리나라에를 대표하는 좋은 투수이고, 요즘 밑으로 던지는 선발투수가 많이 없는데 저 친구는 우리나라에서 대표하는 좋은 투수니까 ‘경험을 한번 해보라’고 했다. 떨어지는 공도 한번 경험해 보고 볼도 어느 정도로 떨어지는지 한번 보라고 했다. 떨어지는 공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스윙도 좀 해보면서 적응을 해가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런데 위즈덤도 이범호 감독에게 고영표에 대한 호평을 남겼다고. 위즈덤은 “(공이)떨어지는 폭도 굉장히 좋은 것 같고, 좀 경계를 해야 되겠다”라고 했다. 이러면 아무래도 고영표에 대해 좀 더 확실하게 공부할 수 있게 된다.
위즈덤에게 본격적인 경험의 장은 8일 시작할 시범경기다. 오키나와에선 2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오키나와에서 10경기가 추가로 주어진다. 위즈덤이 KBO리그를 좀 더 폭넓게 맛보고 준비할 수 있는 무대가 다가왔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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