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이런 맛에 직관하지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스포츠 직관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화끈한 응원이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가 좋은 플레이를 펼치면 나도 모르게 함성이 절로 나온다.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직관의 맛을 들인 사람이라면 쉽게 발을 끊을 수 없다. 대중의 시선과 관심을 받는 아이돌 가수도 내가 좋아하는 팀 앞에서는 예외 없다.
지난달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정관장의 경기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은퇴한 한송이와 KBSN 해설위원 한유미 자매였다. 그런데 그녀들과 함께 온 사람이 더 눈에 띄었다. 그는 아이돌 가수 세븐틴 승관이었다.
연예계에서 세븐틴 승관의 배구사랑은 유명하다. 승관은 9살 때부터 정관장 전신인 KGC 인삼공사 팬으로 벌써 19년 차 배구 찐팬이다. 배구를 너무 사랑하는 승관은 배구를 직접 배우기도 했고, 해외 일정 등 바쁜 스케줄 속에도 종종 배구장을 찾는다. 이날도 정관장을 응원하기 위해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채 조용히 경기장을 찾은 그였지만 뜨거운 배구 열기에 금세 흥이 폭발했다. 1세트 내내 뒤지고 있던 정관장이 세트 후반 역전에 성공한 뒤 25-22로 세트를 따내자, 승관은 마스크를 내리고 포효했다. 그는 테이블 앞까지 나와 두 팔 높이 들고 기뻐했다. 진정 배구를 사랑하는 팬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3세트 중반 박은진이 블로킹을 시도하다가 착지하면서 왼쪽 발목이 꺾이며 쓰러졌다. 발목을 부여잡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던 박은진은 결국 들것에 실려 코트를 떠나 곧바로 병원을 향했다. 이때도 승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정관장이 GS칼텍스에 1-3(25-22 21-25 21-25 19-25)으로 패했지만 그는 선수들에게 박수치며 격려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주위 눈치 보지 않고 직관의 묘미를 만끽하던 이날만큼은 아이돌 세븐틴 승관이 아닌 배구 팬 승관이었다.
[배구 직관의 묘미를 만끽한 세븐틴 승관 / 한국배구연맹(KOVO)]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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