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경현 기자] "매해 비슷한 1.5군 위치에 있다 보니 마인드를 잃어버린 것 같더라"
KT 위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외야수 홍현빈이 초심을 되찾았다고 털어 놓았다.
삼성 선수단은 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 28박 29일의 길었던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무리했다. 공항에서 홍현빈을 만날 수 있었다.
홍현빈은 "스프링캠프를 완주하고 다치지 않은 것에 만족한다"고 스프링캠프를 자평했다.
2024시즌 홍현빈은 1군에서 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2 OPS 0.666의 성적을 남겼고, 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당시 상황을 묻자 "확장 엔트리가 발표가 됐을 때 제 이름이 없었다. (그때) 제가 2군도 아닌 잔류군에 가 있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고 전했다.
삼성이 발 빠르게 접촉했다. 홍현빈은 "에이전트와 연락을 하면서 (구단을) 찾았다. 삼성이 저를 원하고 좋게 보시는 모습이 있어서 계약했다"고 했다.
삼성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열게 됐다. 방출 이후 첫 스프링캠프라 마음가짐이 남달랐을 터. 홍현빈은 "어려운 건 없었다. 제가 적응이 빠르고 성격도 날카롭지도 않은 편이다. 적응하는 거나 보여줘야겠다는 부담감도 사실 크게 갖지 않았다. 원래 하던 대로 '다치지만 말고 하고 오자'는 마인드로 했는데, 운 좋게 결과가 뒤에 따라준 것 같다"고 답했다.
마음을 비웠기 때문일까, 홍현빈은 연습경기 6경기에 출전해 12타수 6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활약을 바탕으로 홍현빈은 투수 배찬승, 박주혁, 포수 김도환과 함께 캠프 MVP에 선정됐다. 박진만 감독은 "홍현빈은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한 게 느껴진다. 외야 유틸리티, 대주자 등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모자에 '그냥 즐겨'라는 문구를 써놓고 스프링캠프를 뛰었다. 홍현빈은 "어렸을 때부터 야구 열심히 하는 것도 당연하고, 잘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즐기자는 마인드로 많이 했다"면서 "계속 매해 거의 비슷한 1.5군의 위치에서 있다 보니 이런 마인드를 좀 잃어버린 것 같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팀도 바뀌고 새로운 환경에서 너무 어려워하지 말고 그냥 즐기자는 마인드셋으로 제가 캠프를 왔다. 그러다 보니까 야구가 재밌었다. 캠프 분위기도 좋고 그래서 적어놨다. 나름대로 한 번씩 모자 벗거나 할 때 그냥 한 번씩 보라고"라고 밝혔다.
캠프 MVP로 뽑혔지만 아직 주전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삼성의 두터운 외야 뎁스를 뚫어야 한다. 구자욱과 김지찬은 부동의 주전이다. 주전 코너 외야 한 자리와 백업이 남았다. 홍현빈은 물론 김헌곤, 이성규, 윤정빈, 김성윤, 함수호 등이 이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홍현빈은 "경쟁이 심한 걸 알기 때문에 저로서도 방심을 할 수도 없다. 제가 자리를 차지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제 자리를 어떻게 해서든 만들려고 더 노력을 할 것"이라며 "다른 선수들도 그러다 보면 팀이 점점 강해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운명의 장난일까. 생애 첫 끝내기를 친 팀으로 이적했다. 지난해 6월 28일 삼성전 KT가 3-4로 뒤진 9회말 1사 1, 3루, 홍현빈은 오승환 상대로 끝내기 2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아마 시절을 포함해 홍현빈의 첫 끝내기 안타다.
홍현빈은 "삼성이랑 할 때 프로 첫 2루타도 쳐보고, 첫 3루타도 삼성이었다. 끝내기 안타도 그렇다. 삼성이랑 기록이 좋았는데 운명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저를 찾아준 팀이니 감사할 뿐"이라고 답했다.
목표를 묻자 "숫자로 세부적인 목표는 없다. (팀의) 일원이 될 수 있게 우승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저 자신도 잘하고 그런 시즌이면 좋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인천공항=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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