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상우를 8회에 딱 박아놓고 가느냐, 현식이 자리에 넣느냐.”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9시 야구 시나리오는 아직 미완성이다. 이범호 감독이 오키나와 연습경기 시리즈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았을 뿐, 세부적인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 어쩌면 5선발보다 더 늦게 확정할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5선발은 마음에 둔 선수가 있지만, 필승계투조 운영방식은 시범경기까지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범호 감독의 얘기가 맞다. 선발투수의 경우, 미리 정해진 날짜에 맞춰 컨디션을 조율하고 자신의 루틴대로 살아야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시범경기 개막이 8일이라고 하지만, 정규시즌 개막도 22일이다. 그래봐야 보름이다. 이범호 감독이 개막 1~5선발에게 이미 등판 일정을 통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불펜은 각자 대략적으로 필승계투조 멤버인지, 그들을 돕는 멤버인지, 추격조에 가까운지 직감적으로 안다. 여기서 더 이상 세부적 역할을 개막전까지 정하지 않아도 어차피 경기흐름에 맞춰 대기하는 게 불펜의 숙명이다. 마무리만 약간 다를 뿐인데, KIA 마무리가 올해도 정해영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때문에 이범호 감독은 8일 개막해 18일까지 치르는 시범경기 10경기까지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몇 가지 시나리오에 맞춰 불펜 운영을 해볼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현 시점에서 굳이 세부 보직을 안 정해도 큰 문제가 없다.
역시 핵심은 조상우의 위치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마무리, 8회 메인 셋업맨, 6~8회 전천후 셋업맨까지 안 해본 게 없다. 뭘 해도 어울리는 투수다. 그러나 분명 자신에게 잘 맞는 보직이 있을 것이고, 팀 불펜 사정까지 살펴봐야 한다. 일단 오키나와에선 철저히 정해영 앞 순번, 8회에만 등판했다. 전상현은 조상우-정해영이 세트로 등판하지 않은 경기의 9회에 등판했다. 그것도 딱 한 번.
이범호 감독은 “아직까지는 못 정했다. 조상우를 8회에 무조건 붙일지, 아니면 중요한 타순으로 이어지는 6회나 7회에 붙이고 상황에 따라서 다른 불펜 선수들을 활용을 할지를 못 정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필승조에 써야 되는 선수들은 그래도 뭐 어느 정도는 정해놓고 가는 거니까. 작년하고 틀은 비슷하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했다.
조상우의 역할에 따라 전상현의 역할이 약간 바뀔 수 있다. 이들을 돕는 곽도규, 임기영 등의 역할이 약간 바뀔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장)현식(LG 트윈스)이 자리에 상우를 넣느냐, 아니면 뒤에 8회에 딱 박아 놓고 가느냐, 이게 조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것들 다 한번 시범경기서 보고, 본인이 어떻게 하는 게 좀 더 좋고 편한지 한 번 얘기해 보고 최종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LG로 떠난 장현식이 작년까지 다양한 상황에 등판하는 전천후 개념이 강했다. 조상우가 8회에 고정되면 작년까지 장현식이 맡았던 역할을 할 수 있는 불펜도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실험은 시범경기 내에 무조건 끝낸다. 시범경기 막판에는 디테일하게 세팅해 시뮬레이션을 할 계획이다. 이범호 감독은 “몇 경기 남겨놓고 난 뒤부터는 준비를 그렇게 시켜서 연습을 시켜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또 하나. 정해영이 연투를 하면 임시 마무리 1순위가 조상우다. 이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뭐 6회에도 올려보고, 8회에도 올려보고 또 정해영이 안 나가면, 쉬어야 되는 날에는 조상우가 마무리를 해야 될 수도 있으니까 기회가 되면 9회도 한번 넣어보고. 시범경기를 하면서 각자 던지는 것에 맞춰서 한번 해보겠다”라고 했다.
올해 조상우, 전상현, 정해영이 함께할 9시 야구의 디테일한 시나리오는 시범경기 막판에 맛보기로 구경 가능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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