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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지금까지 스프링캠프 MVP가 있다면 그가 될 것"
큰일이다. 김혜성의 경쟁자 데이비드 보티가 지금까지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MVP에 뽑혔다. 선정한 인물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라 더욱 뼈아프다.
보티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21일(이하 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전부터 2타수 2안타 맹타를 휘두르더니, 5경기 연속 안타를 신고했다. 이후 2경기에서 침묵한 보티는 3일 애슬레틱스전 홈런 포함 멀티 히트를 신고하며 다시 기세를 올렸다. 6일 기준 보티의 스프링캠프 성적은 9경기 10안타 2홈런 6득점 9타점 타율 0.455 OPS 1.296이다.
다저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다저블루'는 6일 보티에 대한 로버츠 감독의 평가를 전했다. 로버츠 감독은 "그는 정말 대단하다. 만약 우리가 스프링캠프 MVP를 선정한다면, 지금까지는 그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우투수든 좌투수든 상관없이 상대하며,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나는 보티의 에너지가 마음에 들고, 그는 매일 경기에 나와 좋은 타석을 보여준다. 보티를 상대 팀 선수로 봐온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매일 지켜보니 정말 인상적"이라고 했다.
역할도 김혜성과 겹친다. 보티의 주 포지션은 3루수지만 2루와 1루도 소화할 수 있다. 거기에 코너 외야 수비도 가능하다. 로버츠 감독은 "보티를 2루, 3루, 1루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편안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진정한 야구 선수이며, 어떤 역할이든 맡길 수 있다"고 밝혔다.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컵스에 지명을 받은 보티는 2018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9시즌 종료 후 컵스와 5+2년 보장 1500만 달러(약 218억원)의 장기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성적이 하락했다. 2023년은 빅리그 무대가 아닌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지난해에도 37경기 출전에 그치다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컵스는 +2년 연장 옵션을 거절했고, 보티는 FA 신분이 됐다. 6시즌 동안 컵스에서 남긴 성적은 421경기 249안타 5홈런 156타점 타율 0.234 OPS 0.711.
보티는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 초청 선수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보티는 26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을 시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다. 보티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다저스는 엔트리 한 자리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김혜성은 6일 보티의 대수비로 경기에 나섰다. 7회 초 주자 없는 1사 첫 번째 타석에서 투수 땅볼로 아웃됐지만, 9회초 2사 2루 두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쳤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19타수 3안타 1홈런 3득점 1타점 타율 0.158 OPS 0.589가 됐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아쉬운 타격을 꼬집었다. 최근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스윙에 변화를 가져가고 있다. 이것이 김혜성을 더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지금 당장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것이 있다면 타격"이라고 했다. 향후 공격력에 따라 마이너리그행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
로버츠 감독의 말대로 현재 김혜성은 타격폼을 수정 중이다. 다저스가 타격폼 수정을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인 김혜성은 밤낮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공격력 차이가 너무나 크다. OPS만 놓고 봐도 보티는 1.296, 김혜성은 0.589다. 두 배가 넘는 차이. 또한 수비 포지션 역시 겹친다. 가뜩이나 미겔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 등과 경쟁을 벌이는 김혜성이다. 막강한 경쟁자의 출현은 선수 입장에서 좋지 않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9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초청 선수인 보티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김혜성의 부진, 보티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도쿄행 티켓을 장담할 수 없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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