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루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30)는 지난 겨울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김도영이 마음을 먹고 도루를 하면 시즌 7~80개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도영 특유의 동물적인 운동능력을 앞세워 폭발적인 스피드를 뽐내면 못할 것도 없다는 시각이다.
실제 김도영의 미친 운동능력은 신이 내린 축복이다. 야구가 아닌 그 어떤 스포츠를 했어도 잘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엄청난 몸 스피드와 파워로 홈런을 치고, 투수의 타이밍을 뺏지 않고 자신의 주력만 믿어도 단독 도루가 가능하다. 원 히트 투 베이스를 넘어 원 히트 스리 베이스도 종종 보여준다.
김도영은 사실 홈런보다 도루에 대한 희열이 크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올해도 똑같이, 도루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1루에 나가면 계속 뛸 타이밍만 잡을 것 같다. 도루에 대한 욕심은 항상 갖고 있고, 내 발에 대한 자부심도 있기 때문에 항상 1루에 나가든 2루에 나가든 공격적으로 플레이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도루를 많이 하려면 일단 출루를 자주 해야 한다. 김도영은 타격 능력도, 출루 능력도 리그 탑클래스이니, 기본적으로 도루를 할 기회가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건 김도영의 리드&리액트와 벤치의 생각이다.
업계에선 아직 김도영이 운동능력에 의존한 도루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경기흐름을 읽고 대처하는 리드&리액트도 4년차를 맞이해 농익을 가능성이 있다. 정말 마음먹고 뛰면 박찬호의 말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시즌 7~80도루는 곧 레전드 오브 레전드의 소환을 의미한다. 이종범 KT 위즈 코치다. 이종범 코치는 현역 통산 510도루를 기록했다. 1993~1994년에만 73도루, 84도루를 해냈다. 영원히 깨지기 힘든 데뷔 동시 2년 연속 70도루다. 50개 이상 두 차례, 6~80개 이상 각각 한 차례에 성공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김도영이 시즌 7~80도루를 하는 걸 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이 말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작년에도 김도영이 굳이 40도루조차 안 해도 된다는 입장이었다.
장기적으로 몸 관리를 잘 하려면, 부상 위험을 줄이려면 도루를 조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미 김도영은 데뷔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오다 작년에 처음으로 풀타임을 했다. 그저 잘 치고 잘 받기만 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김도영은 도루를 자제했음에도 이미 오타니 쇼헤이와 김혜성(LA 다저스)의 소속사 대표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와 지난 2월에 만남을 가졌다.
결정적으로 김도영 뒤에 무려 메이저리그 88홈런 출신의 패트릭 위즈덤이 버틸 전망이다. 나성범과 최형우 중 한 명은 6번 타순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KIA 타선의 볼륨이 막강하다. 전부 클러치능력, 홈런생산능력이 좋은데 김도영이 굳이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할 이유가 없다. 작전 구사를 거의 안 해도 될 정도다.
그래도 김도영이 도루 본능을 종종 제어하지 못하면 가파르게 도루 숫자가 상승하는 기간이 찾아올 전망이다. 반면 아무리 도루를 자제해도 시즌 2~30도루를 꾸준히 해낼 선수라는 데 이견을 보이는 사람들도 없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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