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모르겠어요 참. 말로는 뭐 이것저것 이렇게 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키움 히어로즈는 20대 초반의 저연차와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베테랑이 많은 팀이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중간라인은 상대적으로 부실한 편이다. 송성문, 김태진 정도가 주축으로 고참들과 저연차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야구가 개인 스포츠지만 팀 스포츠라서, 케미스트리가 너무나도 중요하다.
중간 연차들이 가교 역할을 잘 하더라도, 고참들은 고참다운 역할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이용규(40)는 최고참이다. 2004년에 데뷔했으니, 올 시즌이 무려 22번째 시즌이다.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를 거쳐 키움까지. 국가대표 리드오프이자 리그 최고의 준족, 교타자였다. FA도 해봤고, 전 소속팀과 트러블도 있었다.
많은 경험을 통해 야구선수로서, 최고참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의 힌트를 얻는다. 이를 테면 이용규는 젊은 시절엔 의도적인 감정표현도 종종 했다. 그러나 최고참이 되니 묵묵해졌다. 자신의 언행 하나가 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이다. 절대 후배들이 자신의 눈치를 보다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여긴다. 구단은 그런 점에서 이용규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지난주 대만 가오슝 국경 칭푸야구장에서 만난 이용규는 “이제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아니까 좀 편해진 것 같다. 복잡하지 않다. 내가 준비하려는 것대로 움직인다. 내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으니까. 어렸을 땐 뒤죽박죽 했지만, 캠프 기간에 지내면서 더 편해졌다”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고참, 특히 최고참의 역할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이 있었다. 이용규는 “모르겠어요 참. 고참의 딜레마다. 사실 말로는 뭐 이것저것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실 실제로 (연습이든 경기력이든)보여줘야 된다. 그 모습 속에서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본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연습할 때만큼은 장난기 없이 하는 이유다”라고 했다.
말은 자칫 잔소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행동이 중요하다. 최고참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면 그 다음 연차 별로 차례로 좋은 영향력이 침투한다. 그런 다음에는 말이다. 여기서도 먼저 나서지는 않는다. 담당 코치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어떤 말을 하면 후배들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이용규는 “내가 경험한 부분을 토대로 아는 내에선 (후배들에게)설명을 잘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각 파트 코치님들이 있는데 내가 먼저 말로 뭔가를 하는 건…이건 내 원칙”이라고 했다.
이용규는 인터뷰 말미에 중간라인을 책임지는 송성문과 김태진에게도 당부했다. “우리 팀이 너무 고참만 있고 중간이 없고 어린 선수들만 있다. 중간에서 해야 할 부분이 많다. 없으면 자기들끼리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태진과 송성문이)잘해야 한다. 진짜로 지금부터 잘 해야 한다. 야구도 잘 해야 하고,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 그리고 나서 외적으로 정리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런 부분들이 잘 돌아가야 키움이 전력 대비 더 좋은 성적을 내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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