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원진 선배님과 스무살 차이 나는데…”
키움 히어로즈 간판 좌타자 최주환(37)도 어느덧 선수생활의 후반부를 향해 달려간다. 2024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로 키움에 합류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1+1년 12억원 계약으로 40세까지 야구할 발판을 다졌다.
2월 말부터 약 2주간 대만 타이난과 가오슝을 돌며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 스프링캠프를 취재했다. 흥미로운 연결고리를 발견했다. 가장 먼저 향한 롯데 캠프에서 만난 고승민(25)과, 가장 나중에 들른 키움 캠프에서 만난 최주환(37)이 공교롭게도 서로를 언급했다.
당시 취재진이 고승민과 KBO리고 최고 2루수 얘기를 주제로 얘기하고 있었다. 고승민은 자신은 순위에 없다면서, 다른 팀 2루수 선배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 중 한 명이 최주환이다.
고승민은 “최주환 선배님은 띠동갑인데, 경기 때 인사를 드리면 잘 받아준다. 얘기도 많이 해준다”라고 했다. 최주환은 키움 이적 후 1루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원래 포지션은 2루다. 당연히 2루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다.
두 사람이 야구 얘기를 얼마나 했는지 알 순 없지만, 고승민은 힘든 시기에 타 팀 선배 2루수의 격려를 받고 꽤 고마운 마음을 가졌나 보다. 한편으로 최주환은 ‘용띠 띠동갑 후배’로 고승민을 기억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전혀 일면식도 없고 모르는 사이였는데, 고승민이 다른 팀 선배들이라도 경기장에서 부딪히면 인사를 잘 하는 모습을 최주환이 좋게 봤던 모양이다.
이 사연(사실 별 일도 아니지만)을 2월21일 고승민 인터뷰 기사에 녹였다. 그리고 2월27일에 키움 캠프에서 만난 최주환이 그 기사를 봤다고 했다. 최주환은 오히려 고승민이 취재진에 자신을 언급해준 걸 고마워했다.
최주환은 “승민이가 좀 힘들어 할 때였다. 작년에 사직 맞대결이었다. 용띠 띠동갑 후배라서 유심히 보던 친구였다. 승민이가 그냥 날 좋게 봐준 것이다. 사실 뭐 별 다른 걸 얘기하지도 않았다. 특별한 것을 얘기한 것도 없고 그냥 야구장에서 마주쳤을 때 얘기했다. 그래도 승민이가 그걸 고마워 했다니 내가 더 고맙다”라고 했다.
최주환은 고승민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면 나중에 좋은 선배가 될 것이라고 덕담했다. “그냥 말을 잘 받아준 것인데, 승민이가 좋은 선배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결국 최주환은 고승민을 격려하면서 한번, 이번 케이스까지 총 두 번이나 치켜세운 셈이다. 멋진 선배다.
최주환은 “시대가 좀 바뀌지 않았나”라고 했다. 고참이 된 최주환은 MZ 후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그러면서“예전에 장원진 선배님(1969년생, 최주환보다 19살 위, 두산 베어스에서 한솥밥)이 거의 스무살 가까이 차이가 났다. 그 생각이 난다. 장원진 선배님과 내 나이 차이보다 나와 후배들이 나이 차이가 더 나더라”고 했다.
키움은 20대 초반의 선수가 유독 1군에 많이 드나든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 정현우가 2006년생이다. 정현우와 최주환의 나이차는 무려 18살이다. 자신과 장원진의 차이와 거의 비슷하다. 물론 최주환은 정현우 등 가오슝 캠프에 합류한 신인들과도 잘 지냈다고 했다. 그 와중에 타 구단의 까마득한 후배에게 좋은 얘기까지 들으니, 기분이 꽤 좋았을 것 같다. 야구는 합이 중요하고 소통이 중요한 스포츠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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