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ERA 10.80.
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32)의 오키나와 시리즈 성적이다. ‘아트’라는 별명과 완전히 딴 판이다. 네일은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서 2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 2일 삼성 라이온즈전서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2사사구 5실점했다.
그래서 2경기 합계 평균자책점 10.80이다. 사실 삼성전 만루서 구자욱에게 대타 만루포를 맞은 게 컸다. 이 만루포를 빼면 2경기서 5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3.60이다. 구자욱의 만루포는, 엄밀히 말하면 구자욱이 잘 친 것이었다. 초구에 몸쪽으로 약간 높게 들어간 공이었고, 실투라고 보긴 어려웠다.
결국 구자욱에게 만루포를 맞은 것보다 1사 만루 위기까지 간 게 네일답지 않은 아쉬운 대목. 어쨌든 6실점을 떠나 2경기서 안타를 8개나 맞은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네일로선 2경기에 대한 디테일한 복기가 필요해 보인다.
그래도 두 경기 모두 투심이 150km까지 나왔다. 시즌 준비는 큰 이상 없다는 증거 중 하나다. 주무기 스위퍼를 살리려면 투심에 힘이 있어야 하는데, 네일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 시점에선 네일은 여전히 개막전 등판이 가장 유력한 투수다.
네일은 작년에도 개막과 함께 승승장구하다 6월과 7월 평균자책점이 4.40, 4.33까지 올랐다. 피안타율도 0.279, 0.284였다. 타자들이 네일의 스위퍼와 투심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맞추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네일은 8월 평균자책점 0.70으로 회복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당시 투구패턴의 변화가 주효했다. 어차피 스위퍼를 안 던질 수는 없으니, 던지는 타이밍을 조절했다. 그리고 스위퍼의 비중을 약간 줄이고 컷패스트볼 비중을 높인 게 통했다. 당시 커터의 피안타율이 상당히 낮았다.
이는 결국 네일이 자체 조정능력이 상당히 빼어난 투수라는 증거다. 시즌 중에도 이 정도의 조정능력을 보여주는데, 연습경기서 좀 얻어맞은 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봐야 한다. 한 번 익힌 한국말을 잊지 않고 구사하는 것만 봐도, 네일은 상당히 영리한 투수다.
새 외국인투수 애덤 올러의 슬러브가 오키나와 시리즈의 최대 화두였다. 올러는 결과를 떠나 투구내용, 구위를 볼 때 네일을 제치고 1선발, 에이스 롤을 맡아도 상관없다는 걸 보여줬다. 이는 곧 올해 KIA는 외국인 1선발만 2명이라는 얘기다. 네일이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네일답게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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