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마운드에서 서울 고등학교 3학년 10반 동창회가 열렸다. 고3 시절을 한 반에서 보낸 김동현(KT 위즈)과 김영우(LG 트윈스)가 각각 등판한 것. 프로에서 만난 두 친구는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김동현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시범경기 LG와의 홈 경기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1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했다.
팀이 5-1로 앞선 8회초 소형준을 대신해 김동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동현은 선두타자 김현종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송찬의를 2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고, 김민수를 날카로운 포크볼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서울고를 졸업한 김동현은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9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193cm의 장신에서 내리꽂히는 직구가 일품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2경기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 우수 투수로 선발됐다. 기세를 이어 수원 팬들 앞에서 첫 등판을 퍼펙트로 마무리했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 전체적으로 컨디션을 잘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다"며 "김동현은 제구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공교롭게도 8회말 LG는 김영우를 투입했다. 김영우는 2025 신인 드래프트 전체 10순위로 LG의 선택을 받았다. 역시 서울고를 졸업했다. 김영우는 고교 시절부터 156km/h를 마크하는 빠른 공으로 주목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압도적인 구위를 뽐내며 장현식 복귀 전까지 '임시 마무리'로 낙점받았다.
김영우는 선두타자 천성호를 150km/h의 빠른 공으로 윽박지른 뒤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장진혁도 2루 땅볼로 솎아냈다. 조대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지만, 최성민을 3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다. 굉장히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 중간으로서 올 시즌 좋은 경험을 한다면 2년 정도 중간하고 선발로 가도 메카닉이 좋다. 왼손 손주영, 오른손 김영우 선발을 갖는다면 LG가 훨씬 더 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상상도 해본다"고 했다.
등판을 마친 김동현은 "시범경기지만 관중분들이 많이 오셔서 분위기에 압도될 뻔했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니 포수와 상태 타자만 보였다. 내 공을 던지려고 했다. 삼진을 잡고 투구를 마치고 나서야 관중들의 환호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호흡이 거칠어졌다. 떨렸지만 기분 좋았다"고 비공식 데뷔전 소감을 남겼다.
이어 "전날 감독님과 제춘모 코치님께서 투구 폼을 잡아주신 걸 마운드에서 기억하려고 했다. 키가 크니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치 않아 오히려 팔 위치를 내렸더니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호투 비결을 밝혔다.
김동현과 김영우는 2024년 서울고 3학년 10반에서 말 그대로 '한솥밥'을 먹었다. 김동현은 "같은 반이었던 김영우 형과 시범경기지만 1군 경기에서 함께 뛴다는 사실이 반갑다. 첫 경기 둘 다 무실점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했다. 김영우가 유급을 해 한 살이 많다.
시범경기부터 낭만을 쓴 두 루키. 정규시즌에 펼쳐질 맞대결이 더욱 기다려진다.
수원=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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