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좌우좌.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8일 시범경기 개막전서 ‘클린업 쿼탯’ 1옵션을 내놨다. 핵심은 우좌우좌다. 김도영을 3번 3루수로 고정하고, 4번에 패트릭 위즈덤이 아닌 좌타자 나성범을 넣었다. 위즈덤은 5번으로 내렸고, 최형우가 6번에서 뒤를 받쳤다.
이범호 감독은 위즈덤을 영입할 당시 올 시즌 4번타자 1순위라고 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면서 마음이 바뀐 듯하다. 김도영-위즈덤으로 3~4번을 꾸리면, 나성범과 최형우 혹은 최형우와 나성범으로 5~6번이 채워진다. 우우-좌좌 타순이어서, 상대의 불펜 기용을 원활하게 해주는 측면은 있다.
우좌우좌, 재그재그 타순의 최대강점이 상대 불펜 운영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물론 나성범과 최형우는 감만 좋다면 왼손투수 공략도 매우 잘 하는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해도 일단 상대 벤치에 혼란을 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감독들이 애용하는 전략 중 하나다.
김도영 3번은 불변이며, 위즈덤이 5번으로 갔지만, 어쨌든 올 시즌 타선의 핵심임이 드러났다. 최형우는 소원대로(?) 6번을 치게 됐다. 이 조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최형우가 만족하는 조합임은 확실하다.
이 조합의 시너지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개개인의 타격감이 정상이 아니다. 나성범의 경우 8일 롯데 자이언츠전이 올해 첫 실전이었다. 나머지 3명도 오키나와에서 그렇게 많은 타석을 소화하지 않았다.
본래 주축들은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타격 컨디션을 올린다. 여기에 이범호 감독이 작년 한국시리즈까지 치른 여파를 감안해 주축타자들에게 최대한 페이스를 늦게 올려달라고 당부했다. 피로가 덜 풀린 채 무리하게 페이스를 올리다 부상하면 소탐대실이다. 첫 경기서는 김도영만 1안타를 날렸다.
시즌을 치르면서 다른 조합이 나올 수도 있다. 위즈덤이 4번으로 오고 나성범이 5번으로 가는 기존의 시나리오, 최형우가 4~5번으로 들어오는 시나리오 등이 있다. 특히 위즈덤의 KBO 적응에 따라 조합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위즈덤은 이날 박세웅의 슬라이더와 커브, 터커 데이비슨의 포크볼에 당했다. 위즈덤의 적응이 늦으면 6번으로 내려가고 최형우가 작년처럼 4번에 복귀할 수도 있다.
타이거즈 역사상 최고의 클린업쿼탯은 역시 1999년의 트레이시 샌더스, 양준혁, 장성호, 홍현우다. 당시 샌더스가 40홈런, 홍현우가 34홈런, 양준혁이 32홈런, 장성호가 24홈런을 쳤다. 구단 역사상 유일한 30홈런 트리오 배출 시즌이었다. 올해 클린업쿼탯 중 3명이 30홈런을 치면 26년만의 진기록으로 이름을 남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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