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이정원 기자] "이래서 프로는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롯데 자이언츠와 2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산은 롯데에 투수 정철원, 내야수 전민재를 내줬고 외야수 김민석-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데려왔다.
트레이드가 이뤄졌을 때만 하더라도 신인왕 출신 정철원과 '전직 사직 아이돌' 김민석에게 많은 관심이 갔었던 게 사실. 그러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후 추재현이 이승엽 두산 감독의 마음을 훔치며 기회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추재현은 경기 출전이 간절했다. 추재현은 지난 시즌 롯데에 있으면서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신일고 졸업 후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8순위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추재현은 1군 통산 144경기 82안타 5홈런 31타점 51득점 타율 0.238에 그치고 있었다. 2021시즌 95경기 6안타 5홈런 26타점 37득점 타율 0.252로 반짝였지만 이때 뿐이었다. 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돌아온 후에는 기회 조차 얻지 못했다.
1군보다는 2군이 주 무대였다. 2군에서는 403경기 타율 0.304(1358타수 413안타)로 뜨거운 손맛을 보여줬지만 1군에서 기회가 적었다.
어쩌면 두산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었다. 호주에서 대박을 터트릴 기회를 잡았다. 이승엽 감독의 현역 시절 등번호 '36'번을 단 추재현은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캠프 야수 MVP로 선정됐다. 청백전 3경기서 6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뜨거운 활약을 펼쳤다.
추재현은 구단을 통해 "전지훈련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역할에 상관없이 소금처럼 1군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이게 무슨 일인가. 추재현에게 부상이 닥쳤다. 지난달 26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에서 진행된 세이부 라이온스와 경기에서 수비하다가 펜스와 크게 충돌했다. 이로 인해 추재현은 2차 캠프를 완주하지 못하고 3월 2일 한국으로 먼저 들어왔다. 정규 시즌 개막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닥친 뼈아픈 부상이었다.
8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를 앞두고 두산 관계자는 "추재현 선수는 4일 병원 검진에서 가슴 흉골 타박 진단을 받아 그동안 휴식을 취했다. 9일 이천 잔류조에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트레이드 이적 후 캠프 MVP를 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던 추재현이기에 이승엽 감독도 아쉬움이 크다. 외야에서 쏠쏠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였기에 더욱 그렇다.
이승엽 감독은 "9일 잔류조에 합류를 하는데 조금 아쉽다.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열심히 했는데 아쉽다"라며 "빠지고 난 후에 (김)민석이가 날아다니고 있다. 이래서 프로는 함부로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라고 아쉬워했다.
아직 시즌 시작 전이다. 추재현이 빠르게 회복하고 돌아와 팀에 힘이 되길 이승엽 감독은 바라고 있다. 시간은 있다.
청주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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