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주원이가 2번을 쳐줘야 한다.”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2월 말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김주원이 더 이상 9번타자를 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김주원에게 2~3년 정도 무한한 기회를 줬으니, 이젠 팀 타선의 중심으로 성장할 시기가 됐다고 바라본다. 김주원은 이호준 감독의 예고대로 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서 2번타자로 나갔다.
전임감독의 뚝심의 카드였다. 1할대, 2할대 초반의 애버리지에도, 실책을 30개 해도 눈 딱 감고 기용했다. 내심 오른손타석에만 집중하길 바랐으나 본인이 스위치히터를 포기하지 않는다. 양쪽 타석 모두 연습하는 루틴도 있다.
작년 후반기에 확연히 달라졌다. 전반기 77경기서 타율 0.195 5홈런 28타점이었으나 후반기 57경기서 타율 0.320 4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이 작년 후반기의 타격 매커닉을 그대로 투손과 타이난 캠프로 이어왔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타격 매커닉에는 장, 단점이 있다. 김주원이 2022시즌 중반부터 풀타임을 치르면서 마침내 자신의 것이 생겼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이 여전히 변화구 공략에 대한 정립은 완전치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 또한 스스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며, 2번 타자로 투입할 테니 책임감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마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이행하는 듯.
김주원은 2번타자 데뷔전서 곧바로 꿈틀했다. 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0-2로 뒤진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키움 우완 신인 김서준의 초구 141km 포심이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좌타석에서 파워를 한 번 보여줬다. 8회에도 키움 베테랑 원종현의 145km 하이패스트볼을 힘 있게 밀어 좌익수 키를 넘는 2루타로 연결했다.
한 방 있고, 양쪽 타석에서 칠 수 있는 김주원이 2번에서 제 몫을 해주면 상위타선의 힘이 강화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에게 도루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한 상태다. 기본적으로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여서, 리드오프 박민우와 함께 1~2번에서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손아섭, 맷 데이비슨, 박건우 클린업트리오는 검증된 카드들이다.
김주원의 수비는 작년을 기점으로 확연히 안정감을 찾았다. 국제대회서 태극마크도 달아보며 야구에 깊이를 더했다. 올해쯤이면 터질 시기가 되긴 했다. 이호준 감독의 의도대로만 풀리면 김주원은 공수주를 갖춘 완성형 유격수로 유격수 골든글러브 레이스를 뒤흔들 수 있다. 자신의 가치가 확연히 올라갈 수 있다. 아울러 NC의 공격력도 몰라보게 좋아질 수 있다. 호부지의 이 승부수가 올 시즌 NC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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