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준비를 상당히 잘했던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조상우는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투구수 23구, 2피안타 1볼넷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와 함께 한국시리즈(KS) 트로피를 모두 들어올리며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후 '핵심 자원'을 잃었다. 바로 2020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장현식이었다. 장현식은 2021시즌 34개의 홀드를 손에 넣으며 KIA의 필승조로 거듭났고, 2022년 2승 1패 1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2, 지난해 75경기에서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로 활약했다.
KIA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태면서 자신의 가치를 드높인 장현식은 지난해 11월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의 계약을 통해 LG 트윈스로 전격 이적했다. 장현식 입장에선 52억원이 전액 보장되는 계약을 뿌리칠 이유가 없었고, 이로 인해 KIA는 핵심 '필승조'를 잃게 됐다. 하지만 KIA도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KIA는 다른 방법을 통한 전력 보강을 모색했고, 키움 히어로즈와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다.
KIA는 키움에서 조상우를 받아오는 대가로 현금 10억원과 202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기로 결정했고, 팀을 옮긴 장현식의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조상우가 지난 8일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시범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기 내용과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다.
조상우는 3-2로 KIA가 근소하게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닝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박승욱에게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최항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후 조상우는 장두성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묶어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조세진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폭투로 역전 점수까지 내줬다. 그리고 KIA가 끝내 경기의 흐름을 뒤집지 못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결과를 크게 신경 쓸 필욘 없지만, 첫 등판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조상우의 투구를 사령탑은 어떻게 봤을까. 이범호 감독은 조상우의 첫 등판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꽃감독은 "조상우라는 선수는 매번 결과를 잘 내는 선수였다. 시범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상우의 팔 상태다. 작년에 안 좋았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즌 초반에 146km 정도까지 스피드가 올라왔다. 가면 갈수록 자기가 던졌던 스피드대로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결과보다는 투구를 해도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것에 만족한 사령탑. 계속해서 이범호 감독은 "몸 상태가 상당히 좋다. 새로운 팀에 와서 첫 번째 경기를 치렀고, 스피드만 잘 유지되고, 포수들도 조상우의 공을 받아보면서 시범경기 때 잘 적응하고 경험한다면, 팀 내에서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몸 상태는 잘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보인다. 손승락 수석도 키움에 함께 있을 때 시범경기에서 145~146km 정도까지 던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더라. 아마 조상우 본인이 올 시즌을 잘 던지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준비를 상당히 잘했던 것 같다. 아마 페넌트레이스가 시작되면 2~3km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아프지 않고 페이스만 잘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상우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는다. 시즌이 끝난 뒤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는 미지수지만, 오래 전부터 빅리그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던 만큼 최고의 한 해를 보낸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미는 선택지를 가져갈 수도 있다. 그만큼 조상우에게는 올 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시범경기 첫 등판의 아쉬움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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