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강준인가 나온다고 하던데…”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날 키움이 우완 사이드암 이강준(24)을 불펜투수로 내세운다고 들었다며 관심과 경계를 표했다. 이강준은 2022시즌 롯데 자이언츠 시절을 끝으로 1군에 없었다. 그러나 알만한 사람들은 이 선수의 정체를 안다. 150km대 초~중반의 포심을 아주 쉽게 뿌린다.
상무 소속이던 2024년 10월,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160km을 찍으며 몇몇 업계 관계자에게 놀라움을 자아냈던 그 선수다. 그러나 전광판은 실제 구속보다 조금 더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올해 개선 예고) 지난달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강준도 당시 구속이 150km대 중~후반 수준이었다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이강준은 롯데 자이언츠가 2022-2023 FA 시장에서 사이드암 한현희를 3+1년 40억원에 영입하자 키움에 보상선수로 넘어갔다. 단, 군 복무를 앞둔 시점이라 실제로 키움 유니폼을 지난 2년간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선수 출신으로 선수를 보는 눈이 남다른 고형욱 단장이 “두고 보세요”라고 한 선수다. 설악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3라운드 22순위로 KT 위즈에 입단했다. 그러나 KT에서 약 1년 반만에 롯데로 트레이드 됐고, 롯데에서도 약 1년 반 정도 뛰다 군 복무를 거쳐 키움에 둥지를 틀었다. 저니맨이 떠오르지만 롯데도 키움도 이강준의 잠재력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이강준은 그동안 대다수 빠른 공을 보유한 선수처럼 제구, 커맨드, 투구 일관성에 고민이 컸다. 그러나 지난해 상무 시절 사이드암에서 스리쿼터로 폼을 바꾸면서 몰라보게 투구내용이 좋아졌다. 지난해 44경기서 3승1패1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0.76이었다. 시즌 중반 팔 상태가 조금 좋지 않아 잠시 쉬었지만, 쉬고 돌아와 광주에서 사고를 칠 정도로 재능을 과시했다.
키움 불펜은 올해 조상우(KIA 타이거즈)와 김재웅(사회복무요원) 없는 시즌을 보내야 한다. 김재웅이야 2026년에 돌아오지만, 조상우는 떠난 선수다. 구단 내부적으로 이강준이 이제 1군에서 잠재력을 폭발할 때가 됐다고 바라본다. 아직도 1군 실전 경험이 적지만, 자신에게 맞는 매커닉을 찾았으니 터질 일만 남았다는 논리다.
실제 이강준은 이날 2-7로 뒤진 8회말에 마운드에 올라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10개의 공으로 1이닝을 막았다. 그런데 10개 중 9개의 공이 150km를 넘겼다. 1개의 공은 133km의 슬라이더. 포심과 투심은 전부 151~152km를 찍었다. 기온이 오르면 구속이 더 나올 수도 있다.
이강준은 키움 불펜이 마무리 주승우까지 가는 과정에서 원종현, 김성민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수수로 꼽힌다. 이날 상대한 NC 타자는 송승환, 도태훈, 신용석, 박한결 등 주전들은 아니었다. 신용석에게 구사한 투심 하나가 가운데로 몰려 안타를 맞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확실히 남다르다. 도망가는 기색 없이 시원시원하게 자신의 공을 뿌렸다.
키움에 이강준이 롯데에서 굴러 들어온 복이 될 가능성이 있다. 더 많은 표본을 통해 필승계투조로 자리잡으면, 키움 불펜은 짜임새가 한결 좋아질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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