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리그에 잘 적응하겠다, 여기까지만.”
KBO리그 업계 안팎에서 2025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정현우(19)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한 수준이다. 9일 시범경기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웃더니 “키움은 용병이 1선발이 아니고 걔가 1선발이라던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현우를 극찬했다.
정현우는 8일 시범경기 개막전서 3이닝 4탈삼진 2볼넷 무실점했다. 개막전에 나선 10명의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실점하지 않았다. 물론 오프너 개념으로 나선 투수들도 있었고, 정현우 역시 3이닝 소화에 그쳤다.
그러나 정현우는 NC 정예타선에 포심 최고 145km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능수능란하게 섞어 창원을 고요하게 했다. 아무리 다시 봐도 신인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모자 챙을 약간 비스듬하게 쓰고 당당하게 자신의 투구를 하고 기쁨까지 표하는 ‘찐 MZ’ 마인드에 또 한번 놀랐다.
정현우는 앞으로 두 차례 정도 더 등판할 계획이다. 13일 인천 SSG 랜더스전, 18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5선발도 아닌 4선발이다. 정규시즌 데뷔전은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으로 확정됐다. 이변이 없는 한 그날 KBO리그 최강타선, MVP 김도영이 이끄는 KIA를 제대로 만난다.
키움 팬들은 정현우가 미래의 특급 선발이라며, 안우진과 토종 원투펀치를 이루는 꿈을 꾼다. 그러나 내부에선 차분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홍원기 감독은 차분을 넘어 ‘냉정’한 수준이다. 선수가 들뜰 것을 우려, 절대 과도한 칭찬을 하지 않는다.
홍원기 감독은 “뭐 나이답지 않게 씩씩하게 던졌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스트라이크 던지기 급급한 게 아니라, 스트라이크도 던지고, 템포도 빠르게 가져가고. 구종 선택도 해가면서 마음대로 운영을 하더라”고 했다.
언론과 팬들의 과도한 칭찬을 경계했다. 홍원기 감독은 “일단 현재로선 리그에 잘 적응하겠다 정도만 말하고 싶다. 극찬? 뭐 그런 것은 섣부른 것이고. 그런 판단을 하기엔 너무 성급한 것 같다”라고 했다.그러면서 “야구라는 게 오늘 결승타 쳐도 내일 결정적인 실책으로 진다. 길게 내다봐야 한다. 중요한 건 기복 없이 꾸준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 특히 신인들을 비롯한 저연차들이 일희일비 하지 않고 차분하게, 냉정하게, 꾸준히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칭찬은 선수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당연히 한 경기 망쳤다고 ‘죽상’할 필요도 없다.
단,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이 선을 지킨다면 자신의 개성을 평가하는 건 괜찮은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정현우의 모자가 약간 비스듬했다는 것, 감정표현을 한 것 등은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제 야구인생을 시작한 선수들이 하루 잘 한 것으로 취하면 안 된다고 강조 또 강조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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