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KIA가 인내를 말할 시간이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 영입 직후 전화통화 당시 위즈덤의 KBO리그 적응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위즈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유명한 공갈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도 3할 타율에 46홈런으로 홈런왕이 됐다.
위즈덤이 메이저리그보다 약 5km 이상 느린 KBO리그 투수들의 구속에 적응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히팅포인트를 뒤로 늦추는 작업이다. 힘이 워낙 좋아 뒤에서 맞아도 넘어갈만한 타구는 넘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유인구를 충분히 지켜보고 참아내다 보면 실투를 상대할 확률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정타 비율이 높아지고 장타까지 나올 것이란 믿음이었다. 단, 실제로 이 선순환의 흐름을 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하다.
위즈덤은 오키나와 시리즈에서 단 2경기에만 나갔다.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준수했다. 고영표(KT 위즈)의 몸쪽 바짝 붙는 코스의 공을 기 막히게 잡아당겨 2루타로 만드는 테크닉에 이범호 감독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시범경기에 들어섰다. 만만찮은 투수들을 만났다. 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박세웅와 터커 데이비슨, 9일 롯데전서 찰리 반즈까지. 위즈덤은 이틀간 이들에게 각각 한 차례씩 총 세 차례의 삼진을 당했다. 6타수 무안타 3삼진.
그래도 고무적인 건 헛스윙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8일 경기 2회의 경우 박세웅에게 풀카운트 접전서 슬라이더에 속아 삼진 처리됐다. 데이비슨의 포크볼엔 서서 당하고 말았다. 9일 경기 2회에는 반즈에게 역시 풀카운트까지 가서 포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체크 스윙이 인정되고 말았다.
안타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무 공이나 막 방망이가 나오지는 않았다. 오키나와에서도 신중한 타격이 특히 돋보였다. 메이저리그 88홈런 출신의 거포다. 자신만의 타격 이론이 확실하게 정립된 선수다. KIA는 당연히 이 부분을 존중할 것이다.
KIA에서 앞서 3년간 뛴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하루아침에 성공하지 못했다. 심지어 소크라테스는 슬로우 스타터라서 5월 초~중순까지는 계속 부진하다 살아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결국 S급 탑클래스는 처음부터 잘 한다는 얘기도 있다.
위즈덤도 아직 뚜껑도 열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삼진도 당해보면서 KBO리그 투수들을 파악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이틀간 삼진을 당한 두 외국인투수와 박세웅은 롯데 1~3선발이다. 연이틀 5번 타자로 나갔지만, 이범호 감독이 상황에 따라 6번으로 내려 편하게 적응하도록 배려할 수도 있다.
KIA가 위즈덤에게 본격적으로 인내를 말할 시간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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