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이정원 기자] "그동안 열심히 했다고 한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하주석에게 부활의 시간이 찾아올까.
하주석은 한화 팬들에게 애증의 존재다. 신일고 졸업 후 2012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하더라도 한화 팬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군 전역 후 2016시즌 115경기 113안타 10홈런 57타점 58득점 타율 0.279로 맹활약한 하주석은 2017시즌 111경기 123안타 11홈런 52타점 69득점 타율 0.285, 2018시즌 141경기 123안타 9홈런 52타점 67득점 14도루 타율 0.254를 기록하며 한화의 든든한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하주석은 2020시즌 72경기를 뛴 후, 2021시즌 138경기 143안타 10홈런 68타점 84득점 23도루 타율 0.272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2022시즌에도 125경기를 소화하며 한화 내야진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2022년 6월 더그아웃에 헬멧을 집어던지는 물의를 일으켰고, 외국인 코치가 맞았음에도 사과하지 않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또한 11월에는 음주운전 적발과 함께 7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며, 추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3시즌 절반을 날렸다. 복귀했으나 25경기 1할대 타율에 그쳤다. 지난 시즌 역시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이도윤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6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그렇게 잊힌 이름이 되어가던 하주석은 2024시즌이 끝난 후 FA 시장에 나왔다. 모두가 재수를 택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하주석은 신청을 철회하지 않았다. 어쩌면 한 번뿐일 수 있는 FA 기회인 만큼, 가치를 평가받고 싶었다.
하지만 시장은 냉랭했다. 하주석은 B등급. B등급 FA 영입 구단은 보호선수 25인 외 보상선수 1명을 반대급부로 내줘야 한다. 또는 전년도 선수 연봉의 100% 또는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를 보상으로 지급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보여준 실적이 없기에, 하주석을 찾는 구단이 없는 건 당연했다. 여기에 한화는 KT 위즈에서 뛰어난 수비력과 주루 능력을 가진 심우준을 영입하면서 하주석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하주석은 시장의 싸늘함만 확인한 후, 원 소속팀 한화와 1년 총액 1억1000만 원(보장 9000만 원·인센티브 2000만 원)에 계약했다. 지명 당시, 아니 몇 년전만 하더라도 이와 같은 헐값 계약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주석은 계약 직후 자신의 SNS에 "팬 여러분 항상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주석의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1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 1차 캠프에만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게 아니었다. 한화 1군 선수단이 호주 멜버른에서 1차 캠프를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왔을 때에도 하주석은 1군 콜업을 명 받지 못했다. 퓨처스팀에서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그러던 지난 9일, 김경문 한화 감독은 하주석을 불렀다. 김 감독은 "하주석이 올라온다. 그동안 열심히 했다고 하니까, 남은 시범경기에서 유격수를 시키면서 한 번 보려 한다"라고 밀했다. 이어 "주석이는 유격수다. 다른 포지션은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도윤이가 2루로 갈 수도 있고, 또 영묵이가 유격수로 갈 수 있다. (두 선수를) 여러 포지션을 시켜보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주석은 8회초에 들어가기 앞서 심우준을 대신해 유격수 수비를 소화했다. 9회에는 상대 김유성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9000명의 팬들도 하주석이 타석에 들어서자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어쩌면 하주석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2025시즌일 수 있다. 하주석에게 부활의 시간은 올까.
청주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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