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박중엽 완도군유소년야구단 감독 인터뷰
2024년 3월 구단 창단, 2025년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우승 목표
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순창팔덕야구장 심재희 기자] 전라남도 남쪽 끝에 자리한 인구 4만5385명(2025년 2월 집계 기준)의 완도에 유소년야구 열풍이 불고 있다. 야구를 사랑하는 어린 선수들이 완도군 유소년야구단에서 열정을 불태운다. 일구일행 스물한 번째 초대 손님은 완도군 유소년야구단을 이끄는 박중엽(36) 감독이다. 2024년 창단해 '신흥강호'로 성장하고 있는 완도군 유소년야구단을 지휘하는 박 감독은 "올해는 꼭 우승을 해 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비친다.
◆ 조기 은퇴와 조기 데뷔
스타일 좋고 탄탄한 체격에 앳된 외모로 아이들에게는 큰형처럼 느껴질 법하다. 과장을 좀 보태 현역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언제 은퇴했나"라는 질문에 "10년 정도 됐다"는 대답이 돌아와 깜짝 놀랐다. 박중엽 감독은 화순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고, 화순중과 화순고를 거쳐서 2010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했다. 학창 시절에는 현재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 중인 김선빈과 테이블 세터를 맡을 정도로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조기 은퇴했다. 부상의 덫에 걸렸다.
프로 무대에서 부상으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 현역으로 입대했고, 제대 후 강진북초등학교 감독에 부임했다. 20대 초중반에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2010년에 SK에 입단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입대를 결정했다. 제대 후 2015년에 현역에서 은퇴했다"며 "하지만 조기 은퇴는 지도자 조기 데뷔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2016년 해남리틀야구단 감독을 맡았다. 어린 선수들과 8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했다. 프로 선수들을 꽤 배출했다. SSG 랜더스 신헌민, KIA 이송찬과 이호민, LG 트윈스 이한림 등을 키워냈다. 그리고 지난해 완도군 유소년야구단과 운명처럼 만났다. 그는 "해남리틀야구단 감독으로 활동할 때, 대한유소년야구연맹 경기들을 보면서 매우 좋다고 느꼈다. 어린 선수들도 모두 뛸 수 있는 환경을 갖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3월 완도군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하게 됐다.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선수반 진학률 100%의 비결
완도군 유소년야구단은 현재 35~40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선수반에 23명 정도가 포함된다. 나머지는 취미반에서 뛴다. 수도권 큰 구단들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알짜배기'로 통한다. 박 감독은 "지난해 창단해 선수반에 포함된 인원은 100% 진학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완도군 유소년야구단은 완도에서 야구 선수를 키워내는 화수분으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는 셈이다.
선수반 진학률 100% 비결은 박 감독의 지도자 철학과 맞닿아 있다. 인성, 기본기, 경험. 그는 가능한 빨리 야구를 시작해 인성, 기본기, 경험을 쌓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 구단은 연습을 실전처럼 열심히 한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데, 연습 열기는 대형 구단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저는 어린 시절부터 인성, 기본기, 경험을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이제 완도군 유소년야구단 선수들과 함께 성장의 밑거름인 인성, 기본기, 경험을 되새긴다"고 강조했다.
자신감 넘치고 꼼꼼하게 구단을 관리하는 걸 보면서 문득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현역 생활을 접은 데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감독은 관련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긴 후 현답을 꺼냈다. "솔직히 일찍 선수 생활을 마감한 부분은 아쉬웠다. 하지만 좋은 기회에 지도자가 돼 완도군 유소년야구단 감독을 맡은 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선수들을 키워내면서 큰 만족감을 느낀다. 제가 선수 시절에 못 했던 부분들을 어린 선수들이 이룰 수 있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더 큰 에너지를 얻는다"고 웃었다.
◆ 첫 우승을 향해 힘찬 전진
완도군 유소년야구단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의 새싹리그(9세 이하), 꿈나무리그(11세 이하), 유소년리그(13세 이하)에 우선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3월 창단해 아직 신생팀으로 분류된다. 지난해에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주최한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 여러 차례 참가했지만 단 1승에 그쳤다. 꿈나무리그와 유소년리그 경기들을 치렀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박 감독은 "올해는 다르다"를 외친다. 올해는 새싹리그, 꿈나무리그, 유소년리그에 모두 참가해 첫 우승을 노린다. "작년에는 경험 부족 등으로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어찌 보면, 팀이 갖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욕심이었을 것이다"며 "그래도 가능성을 봤다.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 넘치게 플레이를 하면서 전국의 강호들과 잘 맞섰다. 겨우내 열심히 훈련했으니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완도군 유소년야구단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2월 27일부터 3월 4일까지 순창팔덕야구장 등 11개 구장에서 진행한 올해 첫 대회 제10회 순창군수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박 감독의 말처럼 작년과 달랐다. 새싹리그, 꿈나무리그 백호, 유소년리그 백호에 모두 출전해 한층 향상된 기량을 증명했다. 꿈나무리그 백호와 유소년리그 백호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유소년리그 백호에서는 16강전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하지만 꿈나무리그 백호에서는 우승후보들을 연파하며 4강에 올랐고, 최종 3위의 성적을 냈다.
◆ 준비된 신흥강호
'준비된 신흥강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창단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며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다. 박 감독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올해 첫 우승을 목표로 더 힘차게 달릴 참이다. 제10회 순창군수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더 뻗어나갈 것을 다짐한다.
그는 "주위에서 우리를 '준비된 신강강호'로 불러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올해 목표는 우승이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개최하는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고, 완도군에 우승 현수막을 멋지게 붙일 것이다. 열심히 노력 중인 선수들과 함께 새 역사를 창조하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 감독은 완도군 유소년야구단과 운명적인 만남을 고맙게 여기며 더 성장하겠다고 약속한다. 아울러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구단 창단과 성장에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완도군 유소년야구단을 계속 성장하게 도움을 주시는 모든 분들께 고맙다. 특히, 완도군 신호 야구협회장님, 완도군 최경철 체육회장님, 김궁 체육회 사무국장님께 감사 인사를 올린다. 아울러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이상근 회장님과 윤이락 사무국장님, 그리고 완도군 유소년야구단 학부모님들과 선수들에게도 고마운 메시지를 전한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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