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강백호(KT 위즈)가 KBO리그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기존 '쌕쌕이' 타입의 1번 타자가 아니라, 장타로 팀에 기여하는 신개념 1번 타자다.
강백호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시작부터 장타로 먹음직스러운 밥상을 차렸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키움 선발 하영민의 145km/h 직구를 공략,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이어 멜 로하스 주니어가 우월 투런 홈런을 신고해 홈을 밟았다. 이 홈런은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두 번째 타석은 선구안을 발휘했다. 2회말 주자 없는 1사에서 강백호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냈다. 로하스와 천성호의 연속 안타로 3루까지 향했지만, 장성우의 병살타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흐름을 이어갔다. 4회말 다시 선두타자로 등장한 강백호는 김연주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았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5회말 대타 오재일과 교체되며 강백호는 임무를 마쳤다.
시범경기부터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다. 3경기 6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 타율 0.500 OPS 1.334를 기록 중이다.
전날(9일) 강백호는 옆구리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껴 교체 선수로 경기에 투입됐다. 경기 종료 후 강백호는 "몸 상태는 괜찮다. 그냥 추워서 경직되는 느낌이다. 관리 차원이지 아프지는 않다"고 밝혔다.
올 시즌은 '1번 타자'로 출전한다. 타순별 차이가 있냐고 묻자 "완전 다르다. 1번과 2번도 다르고, 1번과 3번은 더더욱 크다. 차이가 많이 난다"면서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강백호는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159안타 26홈런 96타점 타율 0.289 OPS 0.840을 적어냈다. 지난 시즌 1번 타자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타자는 19홈런을 기록한 로하스다. 토종 선수 중에선 이주형(키움)이 9홈런으로 리드오프 최다 홈런을 썼다. 강백호가 올해도 활약상을 이어간다면 30홈런을 넘나드는 1번 타자를 볼 수 있게 된다.
전통적인 1번 타자와는 다른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 강백호는 "제가 1번을 치는 이유는 다른 1번 선수들과는 다르다. 제 스타일을 버리고 1번에 가는 게 아니라, 제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와서 새로운 1번처럼 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경기의 첫선을 보이는 타자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이고 투수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타자가 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강' 1번 타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장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지난 시즌 1번과 2번을 오가며 경기를 뛰었다. KT는 물론 키움도 1번 야시엘 푸이그를 기용, KBO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강백호는 "출루를 많이 하고, 안타도 많이 치고, 요소에 맞는 큰 타구들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좋은 팀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이강철 감독은 일주일에 2~3번 정도 강백호가 포수를 보고, 나머지는 지명타자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몇몇 선수들은 집중력과 루틴이 흐트러진다며 지명타자 출전을 꺼린다. 다만 포수는 큰 체력이 소모되는 특수 포지션이다. 거기에 강백호는 1번으로 뛰는 만큼 더욱 체력이 필요하다.
수비 출전과 지명타자 출전 중 어느 것을 선호하냐고 묻자 "수비를 하는 게 더 좋다. 가만히 있다가 (방망이를) 치는 것과 계속 움직이다가 치는 것는 다르다. 저는 지명타자로 뛴다고 해서 수비 때 앉아 있지 않는다. 안에 들어가서 계속 웜업을 한다. 사실은 수비에 나가는 게 훨씬 타격적으로는 편하다"고 밝혔다.
수원=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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