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4년 연속 통합 우승했던 대한항공, 자꾸만 생각나는 한 선수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 시즌 한국 프로배구 사상 첫 통합 4연패의 역사를 쓰며 통산 5번째 챔피언에 오른 대한항공은 자타공인 V리그 최강팀이었다. 시즌 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쿠바 괴물' 요스바니를 지명할 때만 해도 올 시즌도 그들의 '왕조 시대'는 계속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 시작부터 부상자들의 이탈과 외국인 선수의 부재로 베스트 멤버로 경기를 준비할 수 없었다. 요스바니는 시즌 개막 후 단 2경기만 소화하고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3라운드 끝까지 재활만 해야 했다. 4라운드가 되어 그토록 기다리던 요스바니가 돌아왔지만, 정상이 아니었다. 그는 무릎 부상으로 다시 한번 더 전력에서 이탈했고 결국 대한항공은 또다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이 순간 대한항공에 가장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바로 임동혁이다. 임동혁은 국가대표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로 강력한 파워가 돋보이는 선수다. 지난 시즌 36경기(124세트) 559점을 기록하며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활약을 했고 국내 선수 득점 1위였다. 공격 종합 부문에는 56.02%로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도 외국인 선수로 고생했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올 시즌과 달랐던 건 지난 시즌에는 임동혁이 있었다. 그는 외국인 선수가 부진할 때 언제든 코트로 나와 그 공백을 완벽히 메웠던 선수였다. 대한항공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대한항공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해결사' 아포짓 스파이커다. 그런데 임동혁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그런 그가 지난달 휴가를 받고 서울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짧은 머리에 모자를 쓴 임동혁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경기 후 코트로 내려와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격려했다.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과 선수들도 임동혁이 그립긴 마찬가지였다.
한편, 시즌 22승 11패(승점 63) KB손해보험은 시즌 20승 14패(승점 61) 대한항공을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서 맞붙는 일정이어서 리그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즌 막판까지 2위 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두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고 승리하면 현대캐피탈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난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임동혁이 경기장을 찾은 대한항공을 응원했다 / 한국배구연맹(KOVO)]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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