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슬라이딩을 하면, 남들보다 30cm 손이 먼저 나와서…”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의 ‘2번타자 김주원(23)’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주원은 2024시즌 후반기 57경기서 타율 0.320 4홈런 21타점으로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시즌 중반부터 풀타임 유격수를 맡은 뒤 딱 2년만이었다.
이호준 감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임감독이 뚝심으로 일궈 놓은 밭에 2번타자라는 거름을 제로 뿌렸다. 김주원을 더 이상 9번타자가 아닌 2번타자로 기용하기로 했다. 대만 타이난 연습경기부터, 국내 시범경기서 꾸준히 테스트 중이다. 박민우~김주원 테이블세터로 출루율과 기동력을 극대화해 손아섭~맷 데이비슨~박건우 클린업트리오의 생산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김주원은 표본이 적긴 해도 시범경기 출발이 좋다. 4경기서 10타수 6안타 타율 0.600 2홈런 5타점 3득점 OPS 0.2000이다.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이 여전히 변화구 공략에 대한 정립이 덜 됐지만, 기본적으로 작년 좋았을 때의 타격 리듬을 잘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주원은 운동능력이 좋은 스위치히터다. 양 타석 모두 장타를 생산할 수 있다. 우타석에서 좀 더 생산력이 좋지만, 본인이 스위치히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여기에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이 시즌 30도루가 가능하다고 바라본다.
이호준 감독은 지난 9일 시범경기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주원이 도루 30개는 할 수 있다. 뭐 나가야 30개를 하겠지만, 나가면 30개는 하죠. 빠르다. 스타트가 좋고, 기럭지가 길어서 슬라이딩을 하면 남들보다 한 30cm 손이 먼저 나간다. 요만큼(손동작 취함) 차이로 죽니 사니 하는데,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많이 하니까, 도루할 땐 괜찮다”라고 했다.
김주원은 통산 47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 3년간 10도루, 15도루, 16도루를 각각 기록했다. 1년 내내 꾸준히 타격 능력을 보여주면 더 많이 출루해서 도루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시즌 30도루를 해내면 그만큼 본인의 가치는 올라가고, NC 상위타선의 생산력은 더 좋아질 것이다. 다시 말해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이 시즌 20-20 정도는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체력소모가 클 것이다. 유격수 수비에, 상위타선에서 도루까지 많이 한다면. 그러나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이 더 큰 선수로 성장하고, 팀을 이끌어가는 선수가 되려면 그 정도는 극복해야 한다고 바라본다. 그리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호부지의 김주원 2번타자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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