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왜 혼자 바쁘냐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됐다"
LG 트윈스 송찬의가 2경기 연속 멀티 히트에 이어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시범경기 맹활약 비결은 '힘 빼기'라고 설명했다.
송찬의는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8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1몸에 맞는 공 1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타격감이 매섭다. 지난 10일 5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 11일 3타수 2안타 1타점을 적어냈다. 이날도 3출루 경기를 완성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다. 시범경기 성적은 12타수 5안타 2득점 4타점 타율 0.417 OPS 0.950.
첫 타석 3루수 땅볼로 타격감을 조율한 송찬의는 두 번째 타석에서 팀의 첫 점수를 안겼다. 팀이 0-3으로 뒤지던 4회초 2사 만루에서 최원태의 투심을 통타,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이어진 6회초 주자 없는 2사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냈고, 8회초 주자 없는 1사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안익훈의 3루타로 득점까지 올렸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송찬의는 "타석에서 흥분하는 것들을 신경 썼다. 이제 공도 좀 보는 것 같다. 그전에는 덤비는 경향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을 신경 쓰고 힘도 빠지고 하다 보니 결과가 괜찮은 것 같다"고 밝혔다.
오스틴 딘과 홍창기에게 조언을 얻었다. 송찬의는 "오스틴이 타석에서 릴렉스를 하고, 결과를 먼저 생각하지 말고 마인드 셋을 계속하라고 했다"며 "(홍)창기 형도 타석에서 너무 힘으로만 하는 것보다 힘을 빼고 흥분을 좀 가라앉히는 선에서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해 줬다"고 말했다.
이제는 조급한 마음을 내려놨다. 송찬의는 "(시범경기에서)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을 내려놨다"라면서 "재작년, 작년이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다. 그 시간이 없었으면 저는 계속 제자리걸음을 했을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송찬의는 모창민 타격코치와 마무리 훈련부터 한 번도 쉬지 않고 모든 스케줄을 다 따라 했다"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정립해서 간다. 되든 안 되든 이것으로 끝장을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감독님께서 전에는 '타석에서 왜 너 혼자 바쁘냐' 이런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처음에는 '바쁘다는 게 뭘까' 이해가 안 됐다. 지금에서야 그런 것을 이해하면서 (타격의 틀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타석에서 '바빴던' 시절과 지금의 차이는 뭘까. 송찬의는 "그전에는 타석에 들어가면 했던 무슨 공이든 다 치려고 했다. 잘 치고 싶고 결과를 내고 싶다 보니 직구 하나 들어왔을 때 그걸 놓치면 안 된다는 되게 강했다. 들어오는 공에만 맞춰서 스윙을 돌렸다. 좋게 말하면 공격적이었지만, 안 좋게 말하면 좀 무모하게 스윙을 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어떻게 인플레이(타구)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한다. 쉽게 죽지 않으려고 하고, 타석에서 공이 조금씩 보인다. 그러다 보니까 밖에서 봤을 때 조용해 보인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더라"라고 답했다.
'힘 빼기'는 노림수와는 약간 결이 다르다. 송찬의는 "주 구종이 있는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저는 대부분 직구에 무조건 맞춰놓는다. 특정 상황에서만 하나를 정한다"며 "나머지는 그냥 직구에 맞춰서 대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송찬의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타석에서 최대한 차분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한다. 과거에는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직구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로 인해 1구 1구 과하게 공격적인 스윙이 이어졌다. 이제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쳐야 할 공을 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든다는 것.
송찬의는 2022년 시범경기서 6홈런을 기록, 시범경기 홈런왕에 등극했다. 정규시즌에서도 활약이 기대됐지만 좀처럼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제 조급함을 버렸다. 올해는 어떤 성적을 남길까.
대구=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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