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포수는 부각되면 안 돼.”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건희(21)는 지난해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이도류를 접고 포수로 돌아와 83경기서 타율 0.257 9홈런 38타점 27득점 OPS 0.718을 기록했다. 펀치력이 확실히 남다르다. 투수친화적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면서 83경기서 9홈런을 쳤으면, 풀타임을 뛰면 20홈런도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김건희의 타구속도, 배럴타구 비율 등은 팀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안으로 봐도 다른 또래 타자들보다 잘 맞은 타구의 질이 확연히 좋다. 김건희의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포수 마스크를 벗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키움은 김건희를 공수겸장 포수로 키우기로 마음을 먹고 팔을 걷어붙였다. 일단 올 시즌 주전이다.
홍원기 감독은 예쁜 자식에게 엄하게 대한다. 아예 타격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 사실 시범경기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다가 13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 처음으로 홈런 한 방을 쳤다. 그럼에도 홍원기 감독은 14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하위타선에서 공격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강조했다. 공격보다 수비가 우선시돼야 한다. 그리고 공격이 안 좋다고 해서 수비까지 영향을 미쳐서는 절대 안 된다. 본인도 인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무조건 마인드 세팅 자체를 수비와 경기운영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끝이 아니다. 홍원기 감독은 동기생 김동헌을 1군에 불러 베테랑 김재현과 함께 3인 포수 체제로 갈 것도 검토하고 있다. 김건희의 경쟁력을 극한의 상황서 끌어내고자 하는 의도다.
홍원기 감독은 “누가 옆에서 경쟁을 하는 게 본인에게 좋지 않을까. 김동헌이 대만에서 재활을 달 마치고 2군에서 실전을 잘 하고 있다. 이 선수가 같이 올라오면 시너지가 올라오지 않을까. 경우의 수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김동헌은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포수다. 사실 키움이 키워야 하는 또 다른 포수다. 작년 토미 존 수술과 재활 여파로 무리하게 1군에 복귀 시키지 않을 뿐이다. 홍원기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속마음도 드러냈다. 홍원기 감독은 “포수는 부각이 되면 안 된다. 홈런 쳤다고 띄우면 안 된다. 포수는 홈런을 치든 결승타를 치든 아무런 표시 없이 가야 한다”라고 했다. 김건희가 더 강한 포수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인천=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