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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왜 그게 논쟁거리가 되나요.”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은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팬들과 미디어들이 올 시즌 자신의 타순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 분석, 전망이 많다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이범호 감독도 같은 생각이다. 김도영의 베스트 타순은 3번이다. 별 일 없으면 김도영=3번타자 공식은 올해도 이어진다. 시범경기 개막 후 김도영을 줄곧 3번타순에 넣었다. 단,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는 3번이 아닌 2번에 김도영을 투입했다.
이범호 감독은 2번타자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김도영을 2번에 넣는 옵션도 있다고 줄곧 얘기해왔다. 14일 경기는 플랜B를 선보인 날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김도영이 2번으로 올라왔지만, 김도영~나성범~패트릭 위즈덤~최형우로 이어지는 우-좌-우-좌 클린업 쿼탯의 순번은 유지됐다.
이범호 감독은 상황에 따라 클린업 쿼탯의 순번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어쨌든 큰 틀에선 김도영을 3번으로 쓰는 게 이상적이라는 생각이다. 김도영을 1번이나 2번에 넣으면 타격기회가 더 생기고, KIA의 득점력이 배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그보다 전체적인 밸런스, 조화, 필요할 때 1점을 뽑는 능력을 중시한다. 쉽게 말해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를 리드오프로 162경기 내내 써도 다저스 타선이 162경기 내내 10점 이상 뽑는 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의 김도영 타순 조정은 이런 측면을 감안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 김도영이 2번이냐 3번이냐가 중요하지는 않다. 중요한 건 김도영과 김도영을 감싸는 타자들의 시너지다. 당연히, 김도영 앞, 뒤 타자가 잘 쳐야 KIA의 득점력이 올라가고 김도영에 대한 견제도 분산된다.
김도영이 2번에 있든 3번에 있든 앞뒤 타자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실제로 2번 타자는 김선빈과 최원준을 계속 테스트하고 있다. 김도영을 2번으로 쓴 이날 박찬호를 리드오프로 썼지만, 사실 9번 최원준과 1번 박찬호가 테이블세터이고 김도영부터 시작하는 클린업쿼탯이 3~6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쨌든 타순은 1회 이후엔 고유의 역할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김도영이 3번을 칠 때 2번에 들어가는 박찬호와 최원준이 잘 해줘야 득점력이 올라간다. 마찬가지 의미로 김도영의 뒤에 들어가는 나성범의 올 시즌 활약은 상당히 중요하다. 다행히 나성범은 지난 2년의 부상과 불운을 딛고 시범경기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뽐낸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그게 왜 논쟁거리가 되나요”라는 김도영의 말은 맞다. 어쨌든 선수는 주어진 타순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그런 선수 개개인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라인업을 작성할 뿐이다. 그 과정에서 3번 김도영이 베스트일 뿐이다. 그리고 정답은 그냥 이기는 것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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