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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예전 두산 베어스처럼 빠르게 뛰어다니는 허슬 플레이가 조금씩 희석되는 상태다"
이승엽 감독이 '허슬두' 팀컬러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히트상품' 오명진의 발견에 흡족함을 드러냈다.
오명진은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5 신한 SOL Bank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오명진은 5할 타율을 기록, 시범경기 1위를 기록했다. 7경기에 출전해 20타수 10안타 4득점 5타점 타율 0.500 출루율 0.565 장타율 0.650의 성적을 남겼다. 타율과 최다 안타, 출루율, OPS(1.285) 1위, 장타율 2위, 득점 공동 6위, 타점 공동 8위다.
처음으로 좌완 투수를 상대했고, 안타 행진을 이어가 더욱 고무적이다. 첫 타석은 2루수 땅볼을 쳤고, 상대 수비 실책으로 출루했다. 4회 주자 없는 2사 두 번째 타석에서 케니 로젠버그의 128km/h 체인지업을 통타, 중전 안타를 뽑았다. 7회초 1사 1루 세 번째 타석은 볼넷을 골라내며 멀티 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마지막 타석은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경기에 앞서 이승엽 감독은 "준비를 잘한 만큼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라인업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벤치에 있기는 아깝다. 지금 경쟁에서 이겼다고 봐야 한다"고 오명진에게 2루 주전 자리를 보장한다고 밝혔다.
장점을 묻자 "경험 없는 선수답지 않게 컨택이 괜찮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즌에 들어가 봐야 되겠지만, 누가 던지든 주눅 들지 않고 본인의 스윙을 한다"며 "약점이 안 보일 정도로 완벽한 모습"이라고 극찬했다.
시범경기 전까지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200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오명진은 1군 무대에서 9경기에 출전,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2024년에도 2경기 출전에 그쳤다. 볼넷과 득점, 타점 1개가 1군에서 기록한 전부. 꾸준히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했고, 2022시즌 도중 현역으로 복무했다. 지난 시즌 팀에 복귀해 85경기에서 88안타 4홈런 타율 0.318 OPS 0.891로 가능성을 보였다.
가히 2025시즌 두산의 히트상품이라 부를 만하다. 이승엽 감독은 "새로운 얼굴을 찾아서 경기에 내보낸다는 건 중간이 없다. 정말 대박 아니면 쪽박이 될 수 있는 모험이다. 예전 두산처럼 빠르게 뛰어다니는 허슬 플레이가 조금씩 희석되는 상태"라면서 "(오명진 같은) 어린 선수들이 하나씩 나오면 예전의 모습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어린 선수들이 나와주면 팀에 활력이 되니 좋은 징조"라고 했다.
이승엽 감독의 말대로 전성기 시절 두산 베어스는 '허슬두' 팀컬러를 자랑했다. 끈끈한 수비력, 날쌘 주루 플레이, 끈질긴 타격을 묶어 밥 먹듯이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이승엽 감독은 과거 '허슬두' 정신을 되살리려 하고, 그 첨병으로 오명진을 세우려는 것.
이승엽 감독은 "시즌 때까지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 상대 팀에서도 어렵게 들어오겠죠. 잘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제 시범경기는 3경기가 남았다. 마지막까지 오명진이 타격감을 유지해 성공적으로 정규시즌에 돌입할 수 있을까.
고척=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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