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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잘 웃던데? 긴장감이 있어서 그런 표현을 못해서 그런 듯…”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 ‘특급 슈퍼루키’ 배찬승(19)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나아가 장기적으로 어떤 투수가 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배찬승은 오키나와 시리즈부터 프로 밥을 수년간 먹은 선배 타자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150km대 초반의 포심을 몸쪽과 바깥쪽, 높은쪽으로 자유자재로 넣었다.
올드 삼성 팬들에겐 과거 쌍권총 시절의 권혁이 떠오를 법하지만, 역시 삼성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한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단박에 오승환을 떠올렸다. 박진만 감독은 15일 시범경기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오승환 처음, 신인 시절 모습”이라고 했다.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없다. 그리고 자신의 공을 강하게 뿌린다. 딱 돌부처 오승환이란 얘기다. 심지어 구종이 비교적 단순한 것도 똑같다. 오승환은 현역 말년인 지금은 다양한 공을 던지지만, 2005년 신인 시절과 저연차 시절엔 돌직구에 슬라이더만 던졌다. 직구 하나로 KBO리그 마무리 역사를 바꿨던 레전드다.
어쨌든 박진만 감독이 배찬승 얘기가 나올 때마다 오승환을 언급하는 건 배찬승으로선 엄청난 영광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배찬승은 제2의 오승환이 될 수 있지만, 제2의 원태인, 좀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제2의 배영수(SSG 랜더스 투수코치)가 될 수 있다.
선발과 마무리 모두 가능한 투수라는 얘기다. 153~154km 왼손 파워피처를 셋업맨으로만 쓰는 건 솔직히 아깝다. 좀 더 경험을 쌓고, 좀 더 힘을 기르면 못해도 에이스나 마무리 중 하나는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나이가 최대무기다. 잃을 게 없는, 피 끓는 19세다.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이 그(프로의) 압박감을 이겨내면, 장기적으로 맨 뒤에 갈 수도 있고, 내부적으로 판단해서 선발진에 좌완이 부족하다 싶으면 선발로 갈 수도 있다, 능력을 갖춘 투수다. 올 시즌에는 불펜에서 힘을 실어주면서 경험을 쌓고, 올해 불펜에서 어떻게 활약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바뀔 수 있다”라고 했다.
오승환도 처음엔 중간계투였다. 그러다 시즌 중반 권오준과 자리바꿈을 하며 KBO 마무리 새 역사를 썼다. 배영수도, 현재 토종에이스 원태인도 그냥 그 자리에 간 건 아니다. 배찬승은 우선 올해 많이 성공해보고, 또 많이 깨지면서 프로를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박진만 감독은 “처음엔 마운드에서 긴장해서 그런 표현을 못 하던데, 요즘에는 잘 웃고 다닌다. 표정은 묵직한데 웃는 걸 보면 딱 19살이구나 싶다. 마운드에선 또 과묵하고. 딱 오승환 처음, 신인 시절 모습이다”라고 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25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배찬승은 시범경기 2경기서 1⅔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실점했다. 평균자책점 16.20. 그러나 사사구는 단 1개도 없다. 도망가지 않고 얻어맞는 건 괜찮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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