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얼굴은 똑 닮았는데 수비는 안 닮았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작년 11월 짬을 내 다녀온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가장 눈 여겨 본 신인은 덕수고를 졸업한 1라운더 김태형 외에도 인천고를 졸업한 3라운더 박재현과 공주고를 졸업한 4라운더 양수호도 있었다.
김태형은 개막과 함께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다. 양수호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봐서 역시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을 할 모양이다. 오히려 가장 관심을 받는 선수가 박재현이다. 고3이던 작년에만 공식경기서 타율 0.370을 찍었다.
내야수였지만, 3학년이던 작년부터 외야수와 내야수를 겸직했다. KIA는 박재현을 외야수로 뽑았다. 발이 빠르고 컨택 능력이 좋다. 수비력은 마무리훈련만 해도 불안했으나 발전속도가 자신의 발처럼 빠르다. 제법 안정적이다.
1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 홈 2연전 첫 경기. 박재현은 4-1로 앞선 7회초에 중견수로 투입되자마자 15690명의 관중을 들었다 놨다. 삼성 선두타자는 차승준. 박재현은 약간 앞으로 나와 있었다.
차승준은 전상현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서 144km 포심을 강타했다. 잘 맞은 타구가 박재현의 정면으로 날아갔다. 외야수가 가장 잡기 힘든 타입의 타구. 그러나 박재현은 침착하게 뒷걸음한 뒤 낙구지점을 잡고 글러브를 댔다. 그리고 타구를 정확하게 받았다. 타구를 잡은 뒤 중앙펜스를 자연스럽게 찍고 공을 던졌다. 팬들이 열광했다.
덕아웃에 돌아오니 서건창, 최형우 등 대선배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조재영 코치가 박재현에게 디테일하게 피드백을 하는 모습이 중계방송사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KIA는 박재현의 성장을 또 한번 확인했다. 이범호 감독은 애당초 올해 1군 전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박재현을 1군에서 잠시라도 기회를 줄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우선 주전급 백업 이창진이 햄스트링 염좌로 개막전에 돌아오기 어렵다. 고종욱과 김호령은 시범경기서 활용도가 없다. 그러면 현 시점에서 확실한 외야 백업은 박정우와 김석환이 ‘유이’하다. 김석환은 사실 대타카드다. 박재현이 시즌을 치르면서 한번쯤 1군에 콜업될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재현은 고종욱과 똑닮은 외모가 눈에 띈다. 정교한 타격과 발 빠른 다리를 봐도 고종욱이 딱 떠오른다. 다만, 박재현은 고종욱보다 수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종욱은 통산타율 3할이 넘지만, 수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박재현은 경기 후 "스타트가 되게 잘 걸려서 잡았다. 딱 맞자마자 누가 봐도 딱 뒤로 가는 거니까 턴이 딱 잘 돼서, 그게 연결이 잘 되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 운이 좋게 공이 들어온 것 같다. 원래 연습할 때는 이렇게 성공률이 높지 않은데 실전이라서 아드레날린도 좀 올라오고 하니까 더 집중이 잘 돼서 그런 것 같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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