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실책을 줄이라고 하기 어렵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은 1월 말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수비에 대해 “두고 보시면 압니다”라고 했다. 정말 두고 보니 달라질 조짐이다. 김도영은 타구에 반응하기 위해 첫 스텝을 뗄 때, 살짝 점프를 하는 동작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신인 시절하다 시야 확보가 안 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점프를 해야 포구가 원활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았다.
김도영이 지난해 범한 30개의 실책은 대부분 포구 과정에서 나왔다. 유격수 출신이라서 송구는 정확하고 빠르다. 포구만 보완하면 실책 개수는 확연히 줄어들 전망이다. 점프를 하면서 리듬을 타는 건, 육안으로는 확인이 쉽지 않아도 수비 디테일을 더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누가 뭐래도 김도영 자신이 더 이상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공수겸장 3루수로 다시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 큰 듯하다. KIA의 더 좋은 야구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더 나은 야구를 위해 수비를 무조건 보완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이미 작년 후반기부터 많은 훈련으로 땀방울을 흘렸다. 박기남 수비코치와의 꾸준한 핸들링 훈련, 박찬호와의 경기 전 수비 루틴을 알만한 사람은 안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은 정작 김도영에게 실책 개수를 줄이라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알고 보니 깊은 속뜻이 담겼다. 15일 시범경기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전 경기를 뛰어야 하는 선수다. 수비에서 실수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경기를 많이 나가는 선수에게 실책을 줄이라고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2024시즌 1111이닝으로 리그 최다이닝 6위였다. 내야수 4위였다. 올해도 작년처럼 리그 탑클래스의 이닝을 기록할 게 확실하다. KIA가 현 시점에서 김도영 없는 야구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수, 이닝수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실책 개수는 늘게 돼 있다. 대신 관계자들, 지도자들은 자연스럽게 딱 보면 알게 돼 있다. 김도영의 수비력 향상 여부를.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수비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준비도 많이 했다. 올해 작년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게 걱정을 안 한다. 도영이가 페넌트레이스를 완주하면서 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게 어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점점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김도영에게 실책 개수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쭉 지켜본 김도영은 앞으로 자연스럽게 수비를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 점프 스타트도 메이저리그와 일본에서도 유망주 내야수들에게 장려하는 방식이라면서, 김도영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이범호 감독은 “일본에서도 그걸 많이 연습 시킨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점프도 엄청 높게 시킨다. 점프를 높게 하다 보면 여유가 생기고 스텝도 바뀌게 된다. 3루에선 타구가 빠르니까 빨리 확인을 해야 한다. 점프를 하지 않으면 눈에 흔들림이 생길 수 있으니, 그냥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도영이가 점프를 하면서 움직이는 게 좋은 것인지 스스로 생각하면서 움직여왔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열정과 땀을 믿는다. 정말 올 한해 두고 보면 김도영의 비약적인 수비력 향상을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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