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칼 갈고 있겠습니다.”
15일 시범경기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4⅓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한 김도현(25)은 황동하(23)와 평소에 많은 얘기를 주고 받는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의 선의의 5선발 레이스는 16일 광주 삼성전으로 막을 내렸다. 김도현은 15일에, 황동하는 16일에 각각 잘 던졌다.
두 사람은 5선발 경쟁자다. 의식한 것은 아닐까. 물론 아니다. 김도현은 웃더니 “구속에 대한 얘기는 안 한다. 뭐 억지로 이렇게 하려는 건 아니었다. 그냥 별로 생각 나는 게 없어서 어떻게 준비했다고만 얘기했다”라고 했다. 김도현은 황동하에게 커브 관련 얘기만 많이 해준 듯하다. 김도현은 구속 차를 둔 커브를 두 가지로 구분해 구사한다.
스프링캠프는 대화의 시간이다. 운동하는 시간보다 대화하는 시간이 길 수도 있다. 두 투수는 당연히 훈련 동선이 비슷했을 것이다. 김도현은 “동하의 장점은 템포 빠른 거와 이제 공격력이다. 공격하는 것처럼 던지는, 공격력이 좋은 것 같다. 나도 그래서 작년에 동하한테 좀 시즌 중반에 많이 물어보기도 했고 군대에 있을 때도 동화 던지는 거 몇 번 보기도 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사실 두 사람이 서로의 장점을 100% 흡수하지는 못한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자신의 장점, 개성을 유지하되 안 좋은 부분을 서로 피드백하면서 고쳐나가기만 해도 된다. 김도현은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커브가 최대 강점이다. 황동하는 공은 느리지만 투구 템포가 빠르다.
그런 두 사람은 15~16일 광주 삼성전을 통해 5선발 리허설을 마쳤다. 김도현은 2경기서 7⅓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실점 1자책 평균자책점 1.23. 황동하는 2경기서 6이닝 7피안타 5탈삼진 4사사구 3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1.50이다.
성적만 보면 막상막하다. 황동하는 이날 1회에 많이 흔들렸으나 어떻게든 4회까지 끌고 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어쨌든 5선발은 2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등판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정재훈 투수코치와 상의해 최종 결론을 내리고 당사자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5선발에서 탈락한 선수는 2군으로 가지 않고 1군에서 롱릴리프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기존 1~5선발에게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선발 등판하게 된다.
양현종이 올해부터 이닝 관리를 받는다. 시즌 중에는 이의리도 컴백한다. 올해 KIA 선발진에는 이처럼 변수들이 있다. 결국 김도현과 황동하 모두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단, 5선발로 인정 받은 선수는 아무래도 좀 더 많은 경기에 나갈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은 일찌감치 김도현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황동하도 어느 정도 김도현이 5선발이 되고, 자신은 롱릴리프로 대기하는 것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1회 빼고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추운 날 던진 게 오랜만이었다. 몸이 좋아지면 구속이 빨라질 것이다. 근육량이 겨울에 늘었다. 4~5kg 늘었다. 146km까지 나왔는데, 150km도 기대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동하는 "도현이 형은 이미 선발로도 나가봤다. 나는 올해 처음이라서...느낌이 온다. 아쉽지만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다. 뒤에서 칼 갈고 있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17일 정도에 5선발을 발표할 듯하다. 5선발은 2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시즌 첫 등판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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