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 미래들의 타격쇼.
KIA 타이거즈는 16일 시범경기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백업들로 운영했다. 날씨가 평소보다 추워지면서 주전들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박재현~박정우~한준수~변우혁~정해원~서건창~홍종표~한승택~김규성으로 선발라인업을 짰다. 서건창과 한승택을 제외하면 전원 20대.
그 중에서도 9번 김규성, 1번 박재현, 2번 박정우로 이어지는 ‘트리플 세터’가 돋보였다. 김규성이 4안타, 박재현과 박정우가 3안타를 날렸다. 합작 10안타쇼를 벌였다. 삼성 1선발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초반부터 강력한 응집력을 뽐냈다.
특히 박재현과 박정우는 현재 백업들 중에서 가장 발이 빠른 편에 속한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5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서 뽑힌 박재현은 드래프트 외야수 전체 1순위였다. 고교 시절부터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이 돋보이는 선수였다, 청소년대표팀에서도 리드오프를 맡을 정도였다.
발 빠른 박재현과 박정우가 1~2번에서 활발하게 출루하고 중심타선에서 한 방이 나오니 득점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발이 빨라 빗맞은 내야 타구에 안타를 만들 확률도 높다. 삼성도 백업 야수들이 주로 나왔다. 아무래도 경험이 적은 야수들이 이들의 발을 의식해 서두르다가 실책이 몇 차례 나오기도 했다.
5회의 경우 1사 1루서 김규성이 연결하고 박재현이 해결하자 박정우가 희생번트를 대는 장면도 있었다. 실질적으로 이들이 정규시즌서 가장 많이 해야 할 역할 중 하나가 희생번트다. 정규시즌서 볼 수 있는 장면을 미리 봤다. 번트 이후 한준수의 내야땅볼로 점수를 냈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이 조합으로 치르는 정규시즌 경기가 나오긴 어렵다. 김규성은 윤도현, 홍종표 등과 개막엔트리 한 자리를 놓고 싸우는 사이다. 박재현은 이날 이범호 감독으로부터 1군에서 쓸 것이라는 확답을 받긴 했다. 그러나 시즌 내내 1군에 있을 것인지는 역시 두고 봐야 알 일이다. 박정우는 작년의 경험을 앞세워 1군 백업 붙박이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창진이 현재 햄스트링 부상 중이어서, 박정우와 박재현이 시즌 초반 1군에 함께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야구는 늘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KIA로선 상상하기도 싫지만 주전들의 줄부상이 나온다면 이 조합으로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들은 엄연히 KIA의 미래들이고, 언젠가 주축으로 올라서야 할 선수들이다.
KIA는 올 시즌을 마치면 최대 7명의 FA를 배출한다. 전부 붙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즉, 시즌 후 전력 재편이 어떻게든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범경기서 젊은 야수들을 집중 테스트하는 건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도 분명히 있다. 그런 점에서 백업들의 힘으로 삼성을 잡은 건 큰 의미가 있다.
김규성은 “볼카운트가 뒤로 갈수록 불리할 것 같아 초구, 2구부터 공격적으로 스윙했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려고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져 4안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비시즌에는 타이밍이 늦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훈련들을 했다. 캠프에서는 몸 만드는 데에 집중했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에는 나성범 선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 나만의 루틴을 정립하기 위한 훈련들도 했다. 곧 개막인데 팀 내에서 내 역할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그것들을 해내도록 준비할 것이고, 특히 수비에서도 실수를 줄이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백업선수들이 주축이 된 경기에서 이런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감독으로서 시즌을 운영하는데 큰 힘이 될 것 같다. 시범경기는 결과보다도 내용이 더 중요한데 오늘은 모두 만족스러웠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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