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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을까. 우여곡절 속에 새로운 기회를 받게 된 김동엽(키움 히어로즈)이 장기간 이탈할 전망이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홈 맞대결에 앞서 김동엽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지난 15일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동엽은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선발 김유성과 맞대결에서 부상을 당했다. 김유성이 던진 4구째 148km 직구가 김동엽의 오른쪽 손목 방향으로 향했고, 이를 미처 피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김동엽은 곧바로 경기에 빠져 아이싱 치료를 진행했으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경기가 끝난 뒤 구단 지정 병원인 부민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진행했다.
검진 결과는 '골절'로 최악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16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동엽에 대한 물음에 "마음이 무겁다. 골절 소견이 나왔다. 내일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이다. 일단 어제(15일) 소견으로는 골절이 나와서 마음이 무겁다. 내일 정밀 검진을 받아야 재활 기간이라든지 윤곽이 나올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김동엽의 1차 검진 결과는 우측 척골 경상 돌기 골절. 재활 기간 등은 다시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일단 골절 소견이 나온 만큼 상당 기간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김동엽은 지난 2009년 시카고 컵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6순위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지명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교함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2017년 22홈런, 2018년 27홈런, 2020년 20홈런을 칠 정도로 '한 방' 능력은 갖춘 선수.
하지만 김동엽은 한국에도 꽃을 피우지 못했었다. 두각을 나타내고 주전으로 도약하려고 할 때면 부상과 부진이 늘 김동엽의 발목을 붙잡았다. 때문에 KBO리그에서 9시즌 동안 92개의 홈런을 터뜨렸지만, 2024시즌이 끝난 뒤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에 키움이 김동엽에게 손을 내밀었다.
키움은 지난해 11월 "팀에 필요한 오른손 거포를 영입하게 돼 기쁘다"며 "김동엽의 합류로 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춰 더욱 강하고, 짜임새 있는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로서 우리팀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주길 기대한다"고 김동엽을 향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동엽도 이를 모르지 않는 만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던 상황에서 키움이 손을 내밀어줬기에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
낙담하긴 이르지만, 입지를 다져나가고 경쟁을 펼쳐야 할 시기에 부상은 분명 치명적이다. 홍원기 감독도 "그 누구보다 겨울에 준비를 많이 한 선수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참 안 풀리는 김동엽이 아닐 수 없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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