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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KBO리그가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한 지 벌써 2년이 됐다. 초반 혼란했던 적응기를 거쳐 이제 KBO리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ABS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KBO는 2023시즌 종료 후 ABS 도입을 천명했다. 당시 KBO는 "KBO ABS 시스템은 2020년부터 지난 4년간 퓨처스리그에서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했다"며 "모든 투수와 타자가 동일한 스트라이크 존 판정을 적용받을 수 있어 공정한 경기 진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사례다. 지난해 4월 25일 류현진은 ABS 존이 일관되지 못하다며 의구심을 드러낸 바 있다. KBO는 곧바로 트래킹 데이터를 공개, 불만을 조기에 정리하려 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 시즌이 지났다. 새 시즌을 맞아 ABS 존에도 조정이 가해졌다. KBO는 "상단, 하단 모두 0.6% 포인트(신장 180cm의 선수의 경우 약 1cm) 하향 조정해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BS에 대해 이강철 감독은 "너무 좋다. 호주에서 일반 심판하고 게임할 때 스트레스를 받았다. (ABS는) 사람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다. 그게 훨씬 낫다. 기계랑은 싸울 일이 없지 않나"라고 했다.
다만 '일관성'에 대해 지적했다. 이강철 감독은 "(구장별로 ABS존이)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작년에도 그런 말이 나왔다. 어느 구장은 이쪽으로, 어느 구장은 저쪽으로 치우친다"고 했다.
이제는 불만보다는 적응 요소로 봤다. 이강철 감독은 "작년에는 불만이 나왔는데, 이제는 포수들이 잘 주는 쪽으로 던지게 한다. 우리도 그렇게 웬만하면 하라고 한다"고 답했다.
지난 10일에도 이강철 감독은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9일 선발투수 오원석이 1회에만 볼넷 3개를 내줬다. 이강철 감독은 "수원 ABS가 약간 오른쪽 타자 바깥쪽으로 치우치는 것 같다. 우리 트랙맨에는 들어왔는데 여기는(ABS 스트라이크 존) 안 들어왔다. 거기서 흔들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오스틴 딘(LG 트윈스)도 이에 대해 작심 발언을 남겼다. 오스틴은 "ABS 존과 관련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난해 구장마다 존이 다르게 느껴졌다. 올 시즌은 하향 조정했다는데 구장마다 조금 더 일정한 존을 원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구장별 특성으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KBO는 ABS를 도입하며 '모든 투수와 타자가 동일한 스트라이크 존 판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현장에서 느끼기에 현재 ABS 존은 '동일한 존'과는 거리가 멀다.
이제 정규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규시즌에도 ABS를 향한 불만이 계속된다면 작년과 같은 혼란이 반복될 수 있다.
수원=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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