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100경기도 나갈 수 있다"
9년 차 좌완 투수 김호준(두산 베어스)이 2025시즌 첫 풀타임에 도전한다. 무려 100경기를 뛴다고 할 만큼 의욕에 가득 차 있다. 포심 패스트볼을 버린 뒤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를 3승 2무 4패로 마무리했다. 18일 KT 위즈와 최종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강설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취소 결정이 내려진 뒤 이승엽 감독을 만났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보다는 모든 게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시범경기 총평을 남겼다. 이어 좌완 불펜으로 이병헌과 함께 김호준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고 알렸다.
김호준은 2018년 두산과 육성선수 계약을 맺었다. 그간 2군을 전전하다 2023년 1군에 데뷔해 3경기 3이닝 동안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2.00을 기록했다. 2024년에도 1군에 부름을 받았고, 1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8.78의 성적을 남겼다. 김호준은 2017년도에 입단해서 올해 9년 차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김호준의 '투심'에 집중했다. 이승엽 감독에 따르면 김호준은 이제 패스트볼 계열 중 '포심'대신 '투심'을 구사한다. 이승엽 감독은 "(김)호준이가 지난 시즌 마치고 한계점을 잘 느꼈던 것 같다"며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겠다라고 판단했다"라고 엔트리 승선 이유를 밝혔다. 시범경기 성적은 5경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25다.
직접 김호준을 만나 투심을 택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작년 마무리 캠프 때부터 팔 각도를 내리고 투심을 던저보자고 (코치님들이) 이야기를 하셨다"며 "전력분석팀에서 '(포심과 투심의) 포인트가 다른데 굳이 던져야 할까'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투심만 던졌다"고 했다.
포인트란 투구를 놓는 위치를 뜻했다. 김호준은 "투심과 슬라이더를 던질 때는 수치가 같은데, 포심을 던질 때만 수치가 많이 다르게 나왔다"며 "익스텐션과 릴리즈 포인트, 각도가 다 달랐다. 감각적으로 제구가 좋은 투수가 아닌데 (전력분석팀에서) '굳이 포심을 던져야 할까'라고 이야기해 주셔서 투심과 슬라이더만 던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가운데만 보고 공을 던진다고 한다. 김호준은 "코치님과 전력분석팀 모두 타자가 칠 수 있게끔 5번만 보고 던지라고 했다. 저도 올해 테마로 한 타자를 3구 안에 치게 만들자고 테마를 잡았다. 5번만 보고 던지니까 정타가 많이 안 나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5번은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를 의미한다. 존 상단 왼쪽부터 1-2-3번, 중간 왼쪽부터 4-5-6번, 하단 왼쪽부터 7-8-9번이 된다. 현재 김호준의 투심 움직임은 짧게 휘는 것, 크게 휘는 것, 떨어지는 것까지 세 가지다. 아직 의도적으로 세 움직임을 구분하진 못한다. 5번을 보고 던지면 각각 움직임에 따라 7번이나 9번에 들어가는 식이다.
어느새 9년 차 선수가 됐다. 김호준은 "올해는 잘해서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싶은 각오가 크다. 정말 잘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그러면서 "매일매일 1군 경기 보면서 버텼다. 매일 TV로 1군 경기 라이브로 보면서 내 것에 집중했다. 2군에서는 어떻게든 버텨서 올라가자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드디어 '확신'을 얻었다. 김호준은 "지금까지는 제가 잘하더라도 확신이 없었다. 주변에서 잘 던진다고 해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생각이 많아지고 스스로 무너졌다"며 "올해 청백전 때 (김)재환 선배님과 제이크 케이브, 임종성을 삼진 잡았을 때 확신이 생겼다. 야구하면서 처음 느껴봤다. 이런 식으로 던지면 되겠구나. 지금까지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 점점 확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를 묻자 "목표는 50경기였다. 코치님들이 경기 수를 늘려서 100경기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물론 농담으로 이야기한 것일 수 있다. 그렇게 경기를 많이 나갈 수 있다면 저는 좋다"고 밝혔다.
100경기를 정말 나갈 수 있냐고 되물었다. 김호준은 "네. 나갈 수 있습니다. 진짜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50경기를 던지려면 일단 풀타임으로 (1군에) 있어야 한다. 올해 1군에서 꼭 풀타임으로 뛸 수 있게 잘 준비한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응원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수원=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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