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난해 유독 외국인 투수드로가 연이 닿지 않았던 두산 베어스가 또다시 날벼락을 맞는 그림이다. 올해는 토종 투수들이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전열에서 이탈한다.
두산 관계자는 21일 선발 투수 곽빈과 불펜 투수 홍건희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마운드 고민이 컸던 두산의 곽빈과 홍건희가 모두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두산은 지난해 매우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원·투 펀치인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모두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한 까닭이다.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알칸타라를 방출하고 대신 영입한 조던 발라조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브랜든이 돌아올 때까지 공백을 메워줄 투수로 시라카와 케이쇼를 품에 안았으나, 부상으로 인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토종에이스' 곽빈이 홀로 무려 15승을 수확하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으나, 알칸타라와 브랜든, 발라조빅, 시카라와가 수확한 승수는 곽빈에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오재원의 약물 대리 처방 사건에 연루돼 무려 8명의 선수가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도 못했다. 그래도 두산은 144경기의 대장정을 4위로 마무리했지만, 가을무대에서는 KT 위즈를 상대로 두 경기 동안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KBO 사상 최초로 4위팀이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두산은 올 시즌에 앞서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갈아치웠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10승을 수확하는 등 통산 6시즌 동안 28승을 손에 넣은 콜 어빈을 비롯해 잭 로그까지 영입하며 2025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런데 두산은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큰 악재를 맞았다. 곽빈과 함께 '필승조' 홍건희까지 동시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곽빈은 지난 3월 19일 고양에서 열린 퓨처스리그에서 투구 중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이후 병원 검진을 실시한 결과 내복사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지강, 이병헌과 함께 마무리 김택연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역할을 해야 할 홍건희도 부상을 당했다. 홍건희는 3월 16일 투구 중 우측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손상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일단 곽빈과 홍건희는 4월 초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는 곽빈과 홍건희가 최소 4월 초반까지는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검진을 받아야 구체적인 복귀 시점이 나올 전망인 까닭. 빨라야 이들의 복귀 시점은 4월 중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두산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곽빈의 공백은 최소화할 자원이 있다는 점이다.
일단 곽빈이 이탈한 공백은 최원준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최원준은 올해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다. 최원준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김유성과 마지막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지만, 아쉽게 김유성에게 밀려났다. 이승엽 감독은 "(최)원준이는 (김)유성이가 선발로 던질 때 뒤에 바로 붙을 수 있다. 그리고 롱 릴리프 역할도 할 수 있다" 밝혔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 또한 열어뒀다. 사령탑은 "1년 동안 시즌을 치르다 보면 많은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올해 원준이가 묵묵한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따라서 곽빈의 공백은 당분간 최원준이 메울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홍건희다.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손상은 심각성에 따라 재활로 복귀를 노려볼 수 있지만, 보통 '토미존'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재활을 통해 마운드로 복귀하더라도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시즌 초반의 경우 필승조는 셋업맨 두 명과 마무리 한 명으로도 운용할 수 있으나, 시즌을 완주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다행인 점이 있다면, 부상 정도가 심각하진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두 명의 핵심 자원이 개막부터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 치명적이다. 곽빈과 홍건희가 모두 4월 중순에 돌아오는 것이 두산 입장에서는 베스트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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