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5차전 갈 수 있게 매달려 보겠다."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캡틴 세터 염혜선은 100% 컨디션이 아니다. 시즌 초반부터 무릎 통증을 안고 뛰었는데, 플레이오프 들어서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 2차전은 아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염혜선이 웜업존에 있는 것만으로도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마음에 안정을 얻는다. 염혜선도 여기까지 와서 뛰지 못하는 건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너무 아쉬울 수밖에 없기에 아파도 참고 뛰고 있다.
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 1, 2차전을 모두 패하며 2연패. 3차전도 지면 흥국생명에 우승컵을 내주는 상황. 염혜선은 쉴 수 없었다. 그런데 1세트 후반 염혜선의 무릎이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염혜선은 고통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어났다. 그러나 빠질 수 없었다. 이미 그전에 빠졌다가 들어왔기 때문에, 이번에 교체되면 남은 세트 출전을 못한다. 결국 염혜선은 다시 들어왔고, 토스는 올리지 못하고 공만 받아내는 역할을 했다.
2세트 못 뛸 줄 알았으나 염혜선은 다시 코트에 들어왔다. 테이핑을 하고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은 뒤 동료들과 호흡하기 시작했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의 살리는 토스는 주장답게 코트 위 중심을 잡으며 팀의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정관장은 세트스코어 0-2로 뒤졌지만 내리 3, 4, 5세트를 가져오며 리버스 스윕승을 완성했다. 승부를 4차전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고희진 감독은 "혜선이는 지금 못 뛰어다닌다. 1세트 예외 교체를 하면, 남은 세트를 뛰지 못한다. 혜선이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잠시만 쉬면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정말 대단하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염혜선은 "3차전에서 안 끝내 다행이다. 홈에서 끝나면 억울할 것 같았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을 가졌다. 4차전도 이겨서 5차전까지 갈 수 있게 매달려 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누가 봐도 염혜선은 아프다.
그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아프다고 생각하면 된다. 1라운드 흥국생명이랑 할 때 다쳐 결장한 적이 있는데, 그때 아팠던 부위에 다시 통증이 왔다. 그래도 빠질 수 없어 열심히 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경기를 뛰기 위해 보강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염혜선은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흥국생명)의 마지막 우승 꿈을 막는 악역을 자처했다.
염혜선은 "3차전만 놓고 봐서는 한 번 성공은 한 것 같다. 악역이 1화부터 나오는 건 아니지 않냐. 점점 우리의 역할이 시작될 것이다. 4차전도 잡고 인천 가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비시즌에 누구보다 체력 운동을 많이 했다. 3차전에서 누가 봐도 우리들의 체력이 우월하다는 걸 각인시킨 것 같다.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면 우리에게도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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