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삼진 페이스가 좋지만…"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2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95구, 4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시즌 첫 등판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잠실에서 무려 3개의 홈런을 허용하는 등 5이닝 4실점(4자책)으로 아쉬운 스타트를 끊었던 박세웅은 29일 KT 위즈를 상대로 두 번째 등판에서 6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그리고 좋은 분위기를 이날 경기로 이어갔다. 박세웅은 1회 경기 시작부터 선두타자 정수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고, 2회에도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136km 슬라이더를 위닝샷으로 구사해 위기 없이 두산의 공격을 잠재웠다. 그리고 3회 이유찬에게 안타,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처음으로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뽑아내며 순항했다.
4회에도 박세웅은 양의지와 김재환을 묶어낸 뒤 양석환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강승호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고, 5회에는 1사 2루의 위기에서 이유찬을 137km 슬라이더, 정수빈을 148km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삼자범퇴로 두산 타선을 요리했고, 7회 삼진 두 개를 곁들이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박세웅이 탄탄한 투구를 펼치자, 롯데 타선도 제대로 응답했다. 4회말에는 유강남이 선제 솔로홈런을 폭발시키며 선취점을 안겼고, 5회에는 빅터 레이예스와 김민성이 함을 합쳐 3점을 보탰다. 그리고 6회 정훈의 적시타와 두산의 실책을 바탕으로 6-0까지 간격을 벌린 롯데는 9회 한 점을 내줬으나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고, 박세웅은 세 번째 등판에서 2승째를 확보했다.
이날 부산에는 경기 시작 전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매우 쌀쌀했다. 외투가 없이는 야외에서 경기 관람이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박세웅은 날씨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고.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박세웅은 "날씨가 좋았을 때 던져본 게 언제인가 싶다. 그래서 날씨는 개의치 않았다"며 "비로 인해 경기가 살짝 딜레이 됐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고 활짝 웃었다.
계속해서 박세웅은 "나는 날씨로 인해 공이 빨리지거나, 느려지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날씨는 개의치 않았고, '내가 마운드에서 할 수 있는게 뭘까'라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세웅은 무려 9개의 삼진을 뽑아냈는데, 커브 4개-슬라이더와 직구 2개-포크볼 1개를 위닝샷으로 정했다. 매우 다양한 레퍼토리로 두산 타선을 상대한 셈. 그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섞어서 경기를 하려고 했다. 감독님께서 늘 '타자가 예측할 수 있는 볼 배합을 하지 마라'고 하셨고, 우리도 배터리 미팅 때 이런 걸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투구를 바탕으로 박세웅은 시즌 21탈삼진을 기록, 리그 단독 2위로 점프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닥터 K'를 상징하는 탈삼진왕 타이틀까지 노려볼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박세웅은 "오늘 생각보다 삼진이 많이 나왔다. 변화구의 움직임이나, 무엇보다 볼 배합에서 좋은 효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어 박세웅은 탈삼진왕에 대해서는 "타이틀은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던지다 보면 삼진이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하려고 한다. 삼진 페이스가 좋지만, 오늘처럼 마운드에서 최대한 오래 서 있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무조건 내가 승리 해야지'보다 내가 던진 경기에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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