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심혜진 기자] 정관장 고희진 감독이 사과를 했다. 무슨 이유일까.
정관장은 8일 인천삼신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5차전을 치른다.
정관장은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정관장은 2위 현대건설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체력적인 저하, 부상 선수 발생 등으로 정관장에게는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1, 2차전은 그랬다. 인천 원정에서 내리 패했다.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났다. 홈에서 열린 3, 4차전에서 풀세트 끝에 승리하며 5차전까지 경기를 끌고 왔다.
만약 정관장이 우승을 한다면 2011-2012 이후 13년 만에 챔프전 우승을 하게 된다.
경기 전 고희진 감독은 "체력적인 부분은 우리 뿐만 아니라 흥국생명도 지쳤다. 5차전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마음으로 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선수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줬을까. 고 감독은 "'극복'을 이야기했다. 욕심이 나지만,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간절함으로 하자라고 말했다. 욕심을 부리면 마음이 앞서고, 덤비게 된다. 해보자는 간절함으로 한다면 3, 4차전의 좋은 리듬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 멘탈, 마음가짐이 키 포인트다"고 강조했다.
부상을 안고 있는 세터 염혜선과 리베로 노란은 정상적으로 간다. 4차전을 처음부터 리뷰한 고 감독은 "볼 하나 집중력이 다 좋았다. 지지 않겠다는 마음이 하나로 모아졌다는게 느껴졌다. 그런 부분에서 흥국생명보다 낫지 않았다 생각한다. 서로 인상 찌뿌리지 않고, 상대와 싸우면서 하나가 되어서 싸웠다는 것이 보기 좋았다. 그런 모습이 투혼과 더불어서 감동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 김연경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현역 유니폼을 벗는 마지막 경기다. 고 감독은 "김연경에게 5차전까지 오게 해 미안하다. 나도 남녀부 차이는 있지만 동시대로, 신인 때부터 봐왔다. 다시는 나오기 힘든 한국 배구 아이콘이다. 한국 스포츠에서도 내로라하는 인물이다. 한국 배구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고,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경기 끝나고 결과와 상관 없이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고희진 감독은 마지막으로 "선수들은 가슴이 뜨겁게, 코칭스태프는 차갑게,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코칭 스태프가 들뜰 필요가 없다. 우리는 상대를 냉정하게 바라보며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오늘도 차분하게 선수들 독려하면서 상대 벤치와 싸움을 할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반면 홈팀 흥국생명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다 이긴 줄 알았으나 예상 밖의 2패를 하고 돌아왔다.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았던 홈이다.
정규리그 1위를 조기 확정한 뒤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챔프전에 나설 준비를 했다. 분명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정관장의 투혼에 밀리는 모양새다.
어쨌든 마지막 1경기 남았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더이상 할 게 없다. 오늘 경기는 그저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좋은 배구를 하는 것만 남았다. 1차전을 제외하고 2차전부터는 풀세트 흐름이었다. 비슷하게 흘러갔다. 어떤 결과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4차전에서 김연경과 투트쿠가 공격성공률 50%를 넘겼음에도 패했다. 그 이유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10-8, 11-8 이런 부분에서 서브 득점을 먹었던 부분이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서브나 리시브가 관건이었다. 지난 두 경기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남겼을까. 아본단자 감독은 "배구에 대한 얘기만 했다. 더 나아져야 하는 부분이나 중요한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인천=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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