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영업 비밀인데…커브를 언제 던지는지 잘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다"
KT 위즈 소형준이 토미 존 수술을 마치고 성공인 선발 복귀를 알렸다. ABS 도입 이후 커브가 대세 변화구로 떠올랐다. 소형준은 자신의 커브 활용법을 '영업 비밀'이라고 전했다.
소형준은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속은 최고 147km/h까지 나왔다. 총 75구를 던졌고, 투심 41구 커터 22구 체인지업 9구 커브 3구를 뿌렸다.
무려 1191일 만에 7이닝 투구다. 2022년 9월 2일 수원 두산전이 최근 7이닝 소화. 이때 소형준은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다만 6일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노디시전으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점점 피칭 퀄리티가 올라간다. 소형준은 2023시즌 도중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2024시즌 말 복귀, 구원 투수로 짧은 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은 다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달 26일 두산전 정규시즌에 복귀, 6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SSG전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
이강철 감독은 SSG전 소형준의 투구를 두고 "역대급으로 공이 좋았다. 밸런스가 정말 좋더라. 팔이 아주 편하게 나오더라"며 극찬을 남겼다.
8일 경기에 앞서 소형준은 취재진과 만났다. 소형준은 "첫 경기(두산전) 때는 아무래도 오랜만에 선발로 던지다 보니, 템포 조절이라든지 마운드에서 호흡 조절 같은 게 조금 안 됐다. 첫날(두산전) 경기하면서 좋았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잘 살려서 다음 경기 준비하려고 했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구위도 훌륭했지만 경기 내내 날카로운 집중력을 유지했다. 6회와 7회가 대표적이다. 6회 1사 1루에서 투수 땅볼을 유도, 투수-유격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를 솎아냈다. 7회 1사 1, 2루에서는 투수 땅볼 이후 2루로 송구, 1루 주자를 2루에서 지워냈다. 이후 최준우를 2루수 땅볼로 정리하고 무실점을 완성했다.
소형준은 "경기 자체가 0-0으로 양 팀 다 점수가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한 점이 소중하다 생각해 그런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KT 투수진은 워낙 끈끈하기로 유명하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오원석과도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소형준은 "(오)원석이가 최근 두 경기에서 볼이 많았다. 왜 원하는 곳으로 공이 가지 않을까에 대해 같이 고민했다"며 "공격적으로 투구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고)영표 형을 보고 배웠다. (오)원석이도 많이 느끼고 좋은 피칭을 앞으로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8일 기준 13이닝을 소화하며 사사구가 하나도 없다. 소형준은 "하체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일정한 공이 던져진다. 제가 코스 보고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고 포수 미트 가운데 보고 던지는 스타일이다. 좋은 리듬으로 던지니 볼넷도 안 나오고, 초구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다 보니 타자들도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치고 있기 때문에 더 (볼넷이) 안 나온 것 같다"고 했다.
토미 존 수술을 받고 1년 반가량의 재활을 거쳤다. 소형준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제 팔이 제 팔 같지도 않았다.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과정을 할 때도 통증이 느껴졌다. 그때까지는 '아 이게 맞나' 의심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좋아진다고 생각을 하면서 재활을 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공을 던진 뒤 회복이다. 소형준은 "팔에 문제가 있어서 뻐근한 것은 이제 없는 것 같다. 공 던져서 뭉친 것과 팔이 정말 안 좋아서 뻐근한 부분은 다르다. 공 던져서 생기는 근육통만 있다. 첫 경기 던졌을 때보다 오늘(8일)이 더 컨디션이 괜찮다. 앞으로도 좀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부터 KBO는 ABS를 도입했다. 도입 후 투타 공통으로 나오는 반응은 '커브'가 유리하다는 것. 심판은 상단과 하단 존에 걸치는 커브에 박한 판정을 주곤 했다. 하지만 ABS는 존에 걸치는 커브를 족족 잡아줬고, 투수가 유리한 쪽으로 승부를 펼쳤다.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임찬규(LG 트윈스) 등이 커브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소형준은 복귀 이후 커브 활용이 줄었다. 특히 SSG전은 3구를 던지는 데 그쳤다. 소형준은 고교 시절부터 '초고교급' 커브로 이름을 날렸다. 프로 입성 후에도 종종 커브를 결정구로 사용했다.
커브 활용도에 대해 묻자 "영업 비밀인데…커브를 언제 던지는지 잘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타자들이 저와 상대할 때 투심, 커터를 많이 생각하고 들어온다. 일단 투심과 커터로 붙어서 이겨낼 수 있을 때는 그것으로 잡고, 두세 바퀴 돌았을 때 체인지업과 커브를 잘 섞어가면서 던지고 있다"며 "어느날은 커브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고, 어느 날은 커브를 안던지고 체인지업을 더 많이 던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 시즌이 끝나면 2026 WBC가 기다리고 있다. 취재진이 대표팀에 꼭 승선하라고 덕담을 전하자 "프리미어12는 너무 아쉬웠다"며 "대표팀에 나갈 수 있을 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원=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