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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KT 위즈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고영표는 첫 승의 비결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꼽았다.
고영표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와의 홈 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리다. 앞선 2경기에서 4⅔이닝 3실점, 6이닝 2실점으로 각각 노디시전을 적어냈다. 이날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승리의 영광을 누렸다.
무려 10탈삼진을 잡아냈다. 2022년 4월 6일 수원 SSG 랜더스전 이후 1098일 만에 10K다. 개인 최고 기록은 2018년 5월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2021년 10월 28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작성한 11K.
경기 종료 후 만난 고영표는 "주중 첫 경기를 이겨서 기분 좋다. 첫 이닝에 개인적으로 타이밍이 불안한 부분도 있었는데, 거듭할수록 타이밍을 찾았다.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기 한 것 같고, 팀도 이겨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전까지 KT는 3연패에 빠졌다. 이유는 지독한 저득점. 연패 기간 평균 1점을 내는 데 그쳤다. 잔루는 28개나 남겼다. 타선 지원이 없어 불안하지는 않았을까. 고영표는 "그런 생각은 저를 더 어렵게 하고 힘들게 한다. 계속 타이밍이나 리듬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투수가 최소 실점하는 경기도 있는 거고, 대량 득점이 나오는 경기도 있다. 그런 것은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팀 타율 1위 NC를 압도했다. 경기 전까지 NC는 팀 타율 0.305로 리그 1위를 달렸다. 박건우가 부상으로 빠지긴 했으나,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타선.
고영표는 "지금처럼 초구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면서 선수를 잡아낼 수 있느냐, 이게 제가 준비했던 것"이라며 "공격적인 피칭이 되어야 마운드에서 버텨낼 수 있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야) 체인지업도 살 수 있고 패스트볼도 산다. 그 부분이 좋아서, 상대 팀 타격감도 좋았겠지만, 제 볼에 더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커터로 의미 있는 삼진을 뽑았다. 6회 주자 없는 1사에서 박시원을 상대로 1-2 카운트에서 바깥쪽 상단에 커터를 구사,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고영표는 "박시원을 삼진 잡은 것처럼 그런 공을 하나씩 추가해서 역으로 볼 배합을 가져갈 수 있는 레퍼토리를 만드는 게 제가 살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커터 그립을 살짝 바꿨다. 엄지손가락을 패스트볼 던질 때와 비슷한 위치로 옮겼다. 고영표는 "이전에 던지던 그립은 팔꿈치에 부담이 느껴지더라. 제가 강속구 투수는 아닌데, (팔을) 비트는 동작에서 뭔가 느껴지기에 그립을 바꿔봤다. 팔도 편했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며 "오늘은 만족스러운 커터를 던졌다. 메카닉이 좋아지다 보니 커터도 좋아지는 느낌"이라고 답했다.
데이비슨을 상대로 3번 맞붙어 3번 모두 헛스윙 삼진을 뽑았다. 지난 시즌에도 3번 상대해서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고영표는 "약점이 노출되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데이비슨은 워낙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는 타자이기 때문에, 제 체인지업 궤도에는 타이밍이 안 맞는 것 같았다"며 "제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 한다"고 전했다.
KBO에도 구속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150km/h를 넘기는 투수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그러나 고영표는 최고 137km/h, 최저 132km/h의 패스트볼 구속으로 NC 타선을 압도했다. 앞서 박찬호는 '초구 스트라이크가 최고의 결정구'라고 말한 바 있다. 구속 혁명의 시대, 고영표의 투구는 깊은 울림을 줬다.
수원=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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