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심혜진 기자] 흥국생명 김연경이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김연경은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맹활약하며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김연경의 활약으로 챔프전 전적 3승2패로 앞선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2018~2019시즌 이후 5년만 통합 우승이자 통산 다섯 번째 챔프전 우승에 성공했다.
김연경은 34득점으로 이번 시즌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1~2세트에는 나란히 10득점을 책임지며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블로킹도 7회나 기록했다. 자신의 라스트 댄스 무대에서 몸을 던지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눈물이 크게 나지는 않았다. 1차전 들어갈 때부터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지만 3, 4차전 내줄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면서 "은퇴를 앞두고 역경이 다가오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겨내려고 했다. 화합하기 위해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했다. 선수단도 너무 고생했다. 멋진 마무리 시켜줘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말대로 힘겨운 우승이었다. 김연경은 “오늘은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한국에 와서 챔프전에 네 번이나 왔다. 모두 다른 팀과 상대했다. 별 하나 달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생각했다. 뭐가 문제인지 생각했다. 5차전 온 뒤에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홈이라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도 이런 식으로 만들지는 못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5세트 막판 김연경의 디그가 없었더라면 흥국생명이 우승을 못했을 수도 있다. 고희진 감독도 아본단자 감독도 모두 승부처로 꼽은 순간이었다.
김연경은 "고희진 감독님도 그 수비가 우승을 만들었다고 해주셨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정관장 덕분에 좋은 배구를 했다. 상대가 부상자가 많은데 잘했다"라면서 “배구는 무승부가 없다. 누가 이기면 누군가는 진다. 정관장도 힘들게 왔는데 우리만 웃었다. 정관장 선수들도 수고했다"라며 고마움을 거듭 전했다.
열흘간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었다. 이날 경기 전 김연경은 테이핑을 다시 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나이가 있어 체력에 문제가 있을까 걱정했다. 허벅지, 무릎도 안 좋긴 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오면 모두가 부상을 안고 뛴다. 신경 쓰지 않고 해 좋은 결과가 왔다"라고 말했다.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된 김연경은 "4차전 패배 후 기사들을 재미있게 쓰셨더라. 2년 전 이야기를 많이 봤다. 그래서 표를 많이 주신 것 같다”라는 농담과 함께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어 선수들에게 고맙다. 표를 주셔서 감사한데 밉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마침내 마지막 공식전을 치른 김연경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내일 대전이든 인천이든 어딘가로 가서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스케줄이 나올 것 같다. 꿈 같다. 며칠 지나야 실감이 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이 참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재단 활동도 하고 쉬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려고 한다"라며 "일단 회식을 제대로 하고 싶다. 술을 좋아하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금주했다. 올해 에피소드가 많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마지막으로 빠질 수 없는 것이 팬들에 대한 고마움이다. 김연경은 "팬분들이 많이 우셨다. 많이 응원해주셔서 힘을 내서 이길 수 있었다. (나와) 나이를 같이 들어가는 팬들이 있다. 런던, 리우, 도쿄 이후 유입되는 팬들, 최근에 생긴 팬분들도 계신다.이렇게 많은 분들의 에너지 받고 배구 인생을 살았다. 덕분에 정상에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감사하다. 은퇴했지만 배구 쪽이나 다른 일 할테지만 끝까지 관심 가져주시고 후배들 많이 응원해달라"고 인사를 남겼다.
인천=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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