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정원 기자] "꿈꾸던 순간입니다. 너무 행복해요."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1차전에서 정규 이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연장 승부를 가졌다.
10회에도 결판이 나지 않았고 마지막 11회까지 왔다. 11회초 마운드에 오른 최지강이 깔끔하게 무실점을 기록하며 11회말을 준비했다. 1사 이후 오명진과 조수행의 연속 안타, 정수빈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찬스가 왔다. 추재현이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11회 2사 만루가 되었다.
타석에는 9회초부터 양의지를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쓴 김기연이 섰다. 10회 정우주를 만나 삼진으로 물러났던 김기연이지만,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한화 이상규의 140km 커터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쳤고, 3루에 있던 여동건이 홈에 들어오면서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김기연의 결승타에 힘입어 6-5 승리와 함께 2연승에 성공했다. 또한 7승 7패 승률 5할도 회복했다.
경기 후 김기연은 "너무 꿈꾸던 순간이다. 이렇게 기분이 좋았던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행복하다. 아마추어 때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프로에 와서 첫 끝내기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아무래도 마지막 찬스였고 9회와 10회, 11회 (김)택연이와 지강이가 너무 잘 막아줬다. 그래서 11회에 찬스가 올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 재현이가 못 치더라도, 내가 끝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라며 "투수도 볼도 많고, 주자가 모이다 보니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질 거라 생각했다. 초구에 좋은 공이 들어오면 승부를 보려고 했는데 잘 쳤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 6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0-5로 끌려가다가 8회 7점을 가져오는 등 15-12 대역전승을 거두며 일요일 17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에 이날의 승리가 두산 선수단에게 큰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했다.
김기연도 "그날 어려운 경기였는데 연패를 끝어내고 승리를 한 게 전환점이 된 것 같다. 5할 승률에 복귀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광주 진흥고 졸업 후 2016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4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기연. LG에서 8년 동안 42경기 출전에 그친 김기연은 2023시즌이 끝난 후 KBO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이 열렸다. 지난해 양의지 백업 포수로 95경기에 나서며 70안타 5홈런 31타점 31득점 타율 0.27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작성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데뷔 첫 억대 연봉 감격도 누렸다.
올 시즌 역시 초반이지만 활약이 뜨겁다. 8경기 6안타 4타점 1득점 타율 0.353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남은 시즌, 양의지와 함께 건강하게 두산 안방을 지킬 김기연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잠실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