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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고의 남자를 만나 영광이었다.”
LA 다저스 선수단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3연전을 앞두고 백악관을 전격 방문했다. 미국에선 대통령이 4대 프로스포츠 우승팀 선수단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환담도 나누고, 선물도 주고받고, 식사도 하는 문화가 관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서도 호불호가 확실한 사람이다. 각국과의 관세전쟁은 공화당에서도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여기에 강력한 이민정책을 펼치며 국제질서 유지보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다.
이런 시선이 불편한 미국 프로스포츠 선수들, 그러니까 흑인이나 라틴계 선수들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 백악관 방문을 거절했다. 무키 베츠도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 후 이듬해 백악관 방문을 거부했다. 이번 방문도 가족과 상의 끝에 참석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트럼프 대통령의 2018년 월드시리즈 당시 투수교체 실패에 대한 비난에 언짢아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다 묻어두고 이번에 백악관에 갔다.
그렇다면 일본인 오타니 쇼헤이는? 역시 백악관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타니의 지난 시즌 54-59,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게임 소환 등 따로 그를 극찬하기도 했다.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따로 트럼프 대통령과 기념촬영도 했다.
오타니는 9일(이하 한국시각) LA타임스에 백악관 방문 소감을 밝혔다. 역시 깔끔한 코맨트가 돋보였다. “그도 날 만나 영광이라고 했고, 나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영광이었다”라고 했다. 백악관의 다저스 초대를 두고서도 “정말 영광이다”라고 했다.
심지어 오타니는 “일본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도 했는데, 매일 미국에 감사하다. 이 나라에서 최고의 사람(트럼프)을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다. 가능한 한 앞으로도 백악관에 많이 가고 싶다”라고 헸다. 월드시리즈 연속우승에 대한 꿈이다.
오타니는 백악관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과의 원정 3연전에 정상적으로 합류했다. 오타니의 립서비스성 발언은 결국 자신은 물론 다저스와 메이저리그의 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오타니가 지나치게 솔직하게 발언했다면 자칫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었다.
일각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막 출범하면서, 다저스 선수들이 백악관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란 배경 설명도 나온다. 오타니만 해도 그렇다. 괜히 논란이 되는 발언을 했다면 일본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었다. 정석적인 대답으로 백악관의 만족도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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